Skip Navigation
Skip to contents

대한소아과학회

전체메뉴 보기


소아청소년발달

육아정보

육아정보

게시판 검색

형과 아우의 싸움

Q. 잠깐 자리를 비우면 동생을 꼬집는 등 못살게 굴어요.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도 이불 속에 몰래 손을 넣어 꼬집기도 합니다. 어느 때인가는 자고 있는 동생을 베란다에 끌어다놓은 적도 있습니다. 그때마다 벌을 세우긴 하는데, 두 손 들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안쓰러워요. 언제쯤 철이 들지 걱정입니다.
A. 형과 아우간의 싸움은 부모에게 인정받고 싶거나,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려는 발달과정에서 자연스레 일어나는 하나의 모습이다. 따라서 이때 부모의 태도와 역할은 아주 중요하다. 부모하기에 따라 형제관계, 더 나아가서는 아이의 사회성 발달이 긍정적으로 또는 부정적으로 되기 때문이다. 형과 아우간의 싸움에 대처하는 부모들이 가장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있다. 형과 아우에게 똑같은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점이다. 이런 경우 잘못된 경쟁심을 부추길 수 있고, 형제간의 싸움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공평하게 대하는 것과 똑같이 대하는 것은 다르다. 아이마다 성별, 발달 연령, 기질 등이 제각각이라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 이것을 무시한 채 모든 기회나 방법을 똑같이 적용하는 것은 공평한 것이 아니다. 힘센 사내아이와 연약한 여자아이, 뛸 수 있는 아이와 이제 겨우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 기질이 까다로운 아이와 순한 아이 등 저마다의 특성에 따라 대우는 달려져야 한다. 다섯 살배기에게는 여덟 살배기보다 스스로 선택하는 범위는 더 좁게, 지켜야하는 기준은 더 낮게 잡아주어야 한다. 이것이 공평한 것이다.
 

발달적 의미

형제들은 부모로부터 물질적, 정서적, 지적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서로 경쟁한다. 형제들은 출생순위, 성별, 육체적 특징, 기질적 특성의 차이를 바탕으로 가족 구조 안에서 상이한 역할을 만들어낸다. 이 상이한 역할은 부모의 비위를 맞추는 다른 방식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형은 아우 앞에서 대리 부모 행세를 함으로서 부모의 총애를 추구할 가능성이 많다. 아우는 동일한 방법으로 부모의 환심을 살 수가 없다. 일반적으로 둘째의 지위는 부모와의 동일시가 약하고, 성실한 행동과는 거리가 멀며, 사교적인 쪽에 기울어진다. 나이를 더 먹고, 독특한 관심사와 재능이 부상하기 시작하면서 형제들은 각자의 지위를 더욱 더 다각화한다. 아이들은 누구나 부모의 사랑을 독점하고 싶어 한다. 형제나 자매가 있다는 것은 자신을 향한 부모의 시간과 사랑, 관심이 줄어든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최소한 다른 형제자매보다는 사랑을 많이 받고 싶어 하는 것이다. 형제간에는 권력이나 소유에 대한 경쟁심 또한 강하다. 형은 자기가 나이가 많고 키고 크고 형이라는 이유로 특권을 누리고 싶어 하고, 또 가끔은 이를 남용하고 싶어 한다. 반면 아우는 이런 상황이 공평치 않다고 생각해서 자기도 형만큼 강하고 영리하다는 것을 계속 보여 주려고 한다. 이들은 각자 나름대로 비장의 무기도 있다. 주로 아우는 성가시게 구는 것이고 형은 때리는 것인데, 이렇게 주고받다보면 결국 싸움으로 번진다.
그림. 경쟁의 뇌
양육지침

분노를 다스리도록 돕자.
형제들끼리의 갈등은 스스로 해결하게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일단 아이들이 싸울 때 별 관심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 싸움은 아이들 스스로 억울하다고 생각할 때 일어난다. 따라서 상대의 잘못을 부모에게 고자질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자신의 잘못을 합리화하게 된다. 이럴 때 부모는 아이들 나름대로의 억울함을 똑같이 들어주고 똑같이 공감해주되, 누구의 편도 들어주지 않아야 한다.

아이들을 떼어 놓는다.
심한 욕을 퍼붓는다거나 폭력을 휘두르는 싸움은 막아야 한다. 이때도 잘잘못을 가리지 말고 아이들을 ‘타임아웃(Time Out)’시키는 것으로 그쳐야 한다. 여기서 타임아웃이란 아이를 잠시 동안 현장에서 떨어뜨려놓음으로써 진정시킨 후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게 하는 것이다. ‘이제 그만해. 각자 자기 방으로 들어가’라고 말하자.

공격한 쪽이 아니라 당한 쪽에 관심을 준다.
형제가 싸우는 상황에서 아이를 혼낼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잘못된 행동을 한 아이에게 주의를 기울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다른 아이의 행동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아이에게 집중하고 아이의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 잘못된 행동을 한 아이를 혼내는 데 집중하게 되면 그 아이는 잘못된 행동을 계속 반복할 수 있다.

재판관이 되지 마라.
엄마나 아빠가 형제간 싸움에 대하여 원인과 잘잘못을 따지는 재판관이 되어서는 안 된다. “누가 먼저 그랬어!”라고 잘잘못을 따지다보면 형제끼리 서로 책임을 미루는 결과만 낳는다.

다그치지 말고 기다려라.
아이들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화해 분위기가 만들어질 때까지 기다리자. 부모의 강요에 의한 화해는 또 다른 싸움의 불씨가 될 뿐이다.

해결 방법을 아이들 스스로 내놓게 하자.
우선 두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고, “너희들 모두 화가 났구나. 싸우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의견을 2가지씩 내놓으렴.” 하고 대안을 찾도록 유도한다. 그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했을 때 어떤 결과가 생길지 생각해보게 한다. 예를 들어 “내 방에 동생이 못 들어오게 해야 해요!” 또는 “형이 내 것을 만지지 못하게 해야 해요!”라고 제안한다면 아우를 방으로 못 들어오게 했을 경우 어떤 일이 생길지를 미리 생각하게 한다.

형, 아우로서의 역할을 강요하지 마라.
형제간의 싸움은 부모의 평소 행동이 상당히 영향을 끼친다. “형 좀 닮아라, 얼마나 의젓하니!” 하고 형제들을 비교한다거나 “우리 재형이는 동생을 얼마나 예뻐하는지 몰라~” “ 재동이는 형 말을 참 잘 듣는단 말이야~”라는 식으로 칭찬을 가장해 좋은 행동을 강요하면 안된다.

위험관리에 대한 규칙이나 규범이 있어야 한다.
물거나 때리는 등 폭력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단호한 태도가 중요하다. 아이들이 지금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부모가 단호하게 말하면 아이들은 곧 잘못된 행동을 멈출 것이다. 아이들을 다치게 하지 않겠다는 부모의 확고한 의지가 아이들의 분노를 사그라뜨리기 때문이다.

우애로운 행동을 놓치지 않고 칭찬해주자.
함께 싸웠으나 서로 화해하는 모습, 나누어 갖는 모습, 협동하는 모습 등 바람직한 형제간의 태도와 행동을 하였을 때 부모는 즉각적인 반응을 해줄 필요가 있다. 이런 긍정적인 피드백은 아이들의 긍정적 행동의 양을 늘려줄 것이다.

비교하지 말자.
직접 비교하는 말을 하는 것은 아이들의 자존감을 낮추고 서로를 경쟁상대로 만들어 우애관계를 망친다. 형제를 앞에 두고 동생을 칭찬하거나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 형제 사이에 경쟁심이 생겨 사이가 나빠질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발달위원회
자세히 보기
툭하면 친구와 싸우는 아이

Q. 아이가 친구들과 잘 어울리다가도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장난을 치고 싶을 때 친구를 때리거나 괴롭힙니다. 충동을 잘 억제하지 못하며 공격성향을 보이기도 하는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

A. ‘아이는 싸우면서 큰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친구와의 다툼은 빼놓을 수 없는 과정이다. 동시에 사회생활을 배우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도 한다. 장난감을 나누고, 빌리고 빌려주는 일, 순서를 기다리는 일 등은 모두 사회생활의 일부이다. 이 과정에서 싸움이 일어나고 이 싸움을 통해 아이들은 협상하기, 거절하기, 받아들이기, 용납하기, 배려하기, 양보하기 등 다양한 사회적 기술을 배워나간다. 그러나 싸움이 잦고 그 정도가 심하다면 성장과정 중의 통과의례쯤으로 여기며 무심히 넘길 수만은 없다. 조그마한 일에도 참지 못하고 불끈 화를 내거나, 울거나, 친구에게 폭력을 쓰는 것 등이다. 이럴 때는 우선 아이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부터 점검해봐야 한다. 가족 등 집안에 급격한 변화가 있거나 유치원의 환경이 달라지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불안감을 느껴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기도 한다. 친한 친구가 멀리 이사를 갔을 때는 마찬가지이다.
 

발달적 의미

편도체는 출력할 때 다른 뇌 영역으로 가서 2개의 주요 시스템을 구성한다. 첫 번째 시스템은 시상하부와 뇌줄기를 경유해 활동하면서 심장 박동, 혈압, 호흡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자율신경계를 활성화시킨다. 이 변화는 싸움이나 경쟁을 위한 신체준비의 일환이다. 두 번째 시스템은 피질의 다양한 영역을 경유하면서 해석, 규제, 의식적 지각, 기억과 상상에 대한 감정적 반응과 같은 감정의 인지적 측면을 통제한다. 이 두 시스템은 상호적이어서 번갈아가며 편도체에 영향을 미친다. 편도체는 정확도보다는 속도를 우선으로 여긴다. 그래서 편도체는 수많은 거짓 정보를 보낸다. 예를 들어 숲 속으로 걷고 있는데 땅바닥에 휜 나뭇가지가 보이면, 착각임을 깨닫기도 전에 뱀인 줄 알고 무서워서 재빨리 뒤로 펄쩍 뛰어 물러나 뛸 수도 있다. 이러한 반응은 진화적 산물이다. 편도체는 실제로 광범위한 권한이 있다. 편도체는 자극에 중요성을 부여해 뇌가 그 같은 상황, 사람 또는 사물에 대한 예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적절하게 반응하도록 준비시킨다. 이러한 판단들은 부정적일 수도 있지만 긍정적일 수도 있다. 시각시스템이 어두운 반점을 거미인지 아니면 먼지 조각인지 확신하지 못한다면, 편도체는 피질이 그러한 느낌을 바로잡을 때까지 그것을 거미라고 가정한다. 편도체는 시상에서 들어오는 자극을 시상하부와 뇌줄기를 경유해 활동하면서 싸움이나 경쟁을 위한 신체준비를 하고, 전두엽을 경유하면서 감정의 인지적 측면을 통제한다. 편도체는 부정적 기억을 담당하는 반면 해마는 부정적 기억을 담당한다.
그림. 편도체시스템


양육지침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살피자.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행동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가족간의 불화나 무관심, 새로운 학기는 아이들에게 중압감으로 다가온다. 유치원 입학이나 졸업, 이사, 부모의 별거와 이혼, 가족의 질병도 마찬가지다. 이런 급격한 환경 변화는 행동 문제를 부르는 원인이 된다. 만일 어떤 상황에서 친구를 괴롭히는지 발견해낸다면 보다 효과적으로 행동 문제를 방지하거나 줄여나갈 수 있다. 환경 스트레스가 과도한 경우에는 심리 치료를 일정 기간 받는 것도 적절한 접근법이다.

난폭해질 때는 단호하게 지적하자.
친구에게 욕하거나, 때리거나 또는 무언가를 집어던질 때는 단호하게 지적한다. 반드시 사과하게 하고 물건을 손상시켰다면 변상도 시켜야 한다. 변상할 경우에는 아이 스스로 노력해 얻은 것으로 하게 한다. 부모가 대신해주어서는 절대 안 된다.

아이의 말을 경청하자.
아이가 싸우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라지만 아무도 그렇게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가 이런 경우든 아니든, 아이에게 차분한 태도로 다른 가족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또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또한 그 의견에 대해 싸움을 걸지 않고도 반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아이와 오늘 한 일을 이야기 하는 시간을 마련해 보자.

기다리는 훈련을 하자.
기다리는 훈련은, 감정 표현을 할 때 꼭 필요한 자제력을 길러준다. 기분을 거슬리게 했다고 바로 반응하는 것은 싸움의 불씨를 지피는 태도이다. 반면, 한 템포 느리게 반응하면 그만큼 싸움의 소지를 줄여나갈 수 있다. 이런 훈련은 보드게임 같은 다양한 게임을 통해 할 수 있다. 게임의 규칙이나 순서를 지키다보면 자연스럽게 인내심이 생기는 것. 문제에 차분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잘한 행동을 충분히 칭찬해주자.
엄마 아빠나 다른 사람의 관심을 끌려고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도 있을 수 있다.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협동적인 태도를 보이면 아낌없이 칭찬해주자. 칭찬으로 주의를 끌기 시작하면 누군가를 괴롭혀 주의를 끌 필요가 자연스레 사라지는 것이다.

에너지를 쏟게 하자.
잠시도 가만히 있질 못하고 다른 아이들을 괴롭히는 것을 즐기는 아이라면, 되도록 몸을 많이 움직이게 하자. 축구, 수영, 자전거 타기, 달리기처럼 힘을 쏟으면서 인내심을 기를 수 있는 운동이 효과적이다.

싸움을 부추키지 마라.
아이의 공격적인 행동을 부추기는 부모가 있다. 친구와 싸우고 왔을 때 “그래 잘 했어. 사나이라면 그래야지!” “맞는 것보다 백 번 낫다!”라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한다면 아이의 싸우는 행동은 쉽게 고칠 수 없다.

내 아이가 피해자라고 생각하지 마라.
친구가 자신을 먼저 건드린다고 믿는 아이들이 있다. 그래서 싸움의 원인을 늘 상대방에게 돌린다. 이런 아이들은 대체로 자존감이 낮아 왜곡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친구가 그냥 자신을 쳐다보아도 놀린다고 생각하거나 미워한다고 생각한다. 이럴 경우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아이에게 심리치료나 인지행동치료 등이 필요하다.

독재형 부모가 아닌지 되돌아보자.
툭하면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를 둔 부모라면 반드시 자신의 양육법을 점검해야 할 것이 있다. 옳고 그른 판단 기준이 늘 부모에게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자. 부모가 옳다고 하는 것은 무조건 따라야 하는 분위기라면 가족 사이에 흐르는 애정과 자유가 결핍되기 쉽다.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의 행동을 나무라기 전에 부모의 양육 방법을 먼저 되짚어봐야 한다. ‘독재형’이나 ‘관리감독형’이 아닌지 스스로 점검해야 한다.

부모, 친구의 행동을 체크한다.
싸움은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데에서부터 비롯된다. 평소 아이에게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아끼는 마음을 가르쳐야 한다. 부부간에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경멸하는 행동이나 말투는 없었는지 점검하자. 툭하면 때리거나 거친 말투를 쓰는 친구가 있는 경우, 친구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할 수 있으므로 친구의 행동을 점검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폭력적인 게임이나 동영상에 노출되어 있지 않은지도 점검하자.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발달위원회
자세히 보기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

Q. 아이가 친구에게서 벌을 받았다고 말을 해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유가 태권도장에서 웃었다는 이유로 탈의실과 화장실에서 손을 들고 벌을 서라고 해서 벌을 섰다는 겁니다. 그것도 3번이나 벌을 섰다고 하니 기가 막혔습니다. 왜 그렇게 벌을 섰냐고 했더니 친구가 시켜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더 놀라운 건 그 전에 대략 일주일 전쯤에도 벌을 세웠다는 겁니다. 이유는 "네 자신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벌을 서"라고 했다는 군요. 아이를 어떻게 지도해야 이런 부당함에 맞설 수 있게 할까요?

A. 7세 아이들은 짝을 지어 다니며 누군가를 제외시키기 시작한다. 7세 아이들은 인기 있는 아이와 인기 없는 아이를 가려낼 수 있다. 소위 말하는 파벌행동이 이렇게 어린 시기에 형성된다. 문제는 아이가 이들 무리에 포함되고 싶지만 부당한 대우를 받고 여기에 맞서기도 만만치 않다는 데 있다. 또래무리에서 소외되는 아이는 항상 변두리에 있거나, 무리 ‘안에’ 있거나 포함되는 일이 없거나, 소외되고 제외되고 있다고 느끼는 등의 신호가 나타나므로 부모가 그 신호를 빠르게 잘 파악해야 한다. 또 부모는 아이가 무리에서 거절당할 때 대처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게 해주어야 하며, 자기와 비슷한 가치관이나 흥미를 가진 아이들과 어울리도록 사회라는 정글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방법들을 배우도록 해주여야 한다. 아이가 올바르게 커가기를 바라는 마음에 보이는 대로 이것저것 지적을 하는 부모가 있다. 이런 부모 곁에서 자라는 자신감을 잃고 위축되기 십상이어서, 자기주장이나 방어를 제대로 못하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 괴롭힘을 당한 아이에게 “너도 똑같이 때려!” “그래, 맞고만 오니? 엄마가 속상해서 못 살겠다!” 등의 표현을 일삼으며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부모도 있다. 이 때 아이들은 심리적 지지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에게 저항할 엄두도 내지 못하게 된다. “그 아이 집이 어디니? 내가 가서 따져야겠어!”라고 아이를 과잉보호하는 태도도 바람직하지 않다.
 

발달적 의미

아이가 소외당하거나 반복적으로 거부당하거나 자신에 대해 잔인한 요구를 강요하면 그로 인한 고통은 참을 수 없는 수준이 된다. 다행히도 학령전기의 아이들은 부모의 개입이 필요하고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아이가 무리에서 소외되거나 배척당면 아이의 생활하는 태도나 행동에 변화가 온다. 특정한 친구들의 이름을 꺼낼 때 화를 내거나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면, 친구들과 자주 들르던 장소들을 피하고 싶어 하며 어린이집가기를 거부하기도 한다. 활발하던 아이가 갑자기 소심해지거나 반항적이거나 우울해진다. 아이가 이런 태도나 행동을 보이면 부모의 개입이 필요한 것이다. 남을 괴롭히는 기질의 아이는 자신의 무의식적인 공격성이나 분노, 좌절, 공포 등을 배출할 누군가를 찾는다. 이에 비해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는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상대방에게 저항하거나 자기 권리를 주장할 만큼의 에너지가 없다. 언뜻 보면 괴롭히는 아이와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의 관계가 괴롭히는 아이의 일방적인 문제 같아 보이지만, 사실 이런 경우에는 두 아이 모두에게 문제가 있다. 두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기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는 자존감. 자존감을 갖도록 도와주는 것이 상책이다. 스스로에 대한 가치를 높이 평가하면 자신감과 자긍심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자신을 괴롭히는 아이에게 쉽게 대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 역시 자긍심이 생기면 자신의 행동을 부끄럽게 여기게 된다. 평소에 자존감을 느낄 수 있게 진심으로 아이를 인정해주는 태도가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림. 따돌림 피해를 받은 아이의 뇌


양육지침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살피자.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행동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가족간의 불화나 무관심, 새로운 학기는 아이들에게 중압감으로 다가온다. 유치원 입학이나 졸업, 이사, 부모의 별거와 이혼, 가족의 질병도 마찬가지다. 이런 급격한 환경 변화는 행동 문제를 부르는 원인이 된다. 만일 어떤 상황에서 친구를 괴롭히는지 발견해낸다면 보다 효과적으로 행동 문제를 방지하거나 줄여나갈 수 있다. 환경 스트레스가 과도한 경우에는 심리 치료를 일정 기간 받는 것도 적절한 접근법이다.

난폭해질 때는 단호하게 지적하자.
친구에게 욕하거나, 때리거나 또는 무언가를 집어던질 때는 단호하게 지적한다. 반드시 사과하게 하고 물건을 손상시켰다면 변상도 시켜야 한다. 변상할 경우에는 아이 스스로 노력해 얻은 것으로 하게 한다. 부모가 대신해주어서는 절대 안 된다.

아이의 말을 경청하자.
아이가 싸우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라지만 아무도 그렇게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가 이런 경우든 아니든, 아이에게 차분한 태도로 다른 가족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또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또한 그 의견에 대해 싸움을 걸지 않고도 반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아이와 오늘 한 일을 이야기 하는 시간을 마련해 보자.

기다리는 훈련을 하자.
기다리는 훈련은, 감정 표현을 할 때 꼭 필요한 자제력을 길러준다. 기분을 거슬리게 했다고 바로 반응하는 것은 싸움의 불씨를 지피는 태도이다. 반면, 한 템포 느리게 반응하면 그만큼 싸움의 소지를 줄여나갈 수 있다. 이런 훈련은 보드게임 같은 다양한 게임을 통해 할 수 있다. 게임의 규칙이나 순서를 지키다보면 자연스럽게 인내심이 생기는 것. 문제에 차분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잘한 행동을 충분히 칭찬해주자.
엄마 아빠나 다른 사람의 관심을 끌려고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도 있을 수 있다.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협동적인 태도를 보이면 아낌없이 칭찬해주자. 칭찬으로 주의를 끌기 시작하면 누군가를 괴롭혀 주의를 끌 필요가 자연스레 사라지는 것이다.

에너지를 쏟게 하자.
잠시도 가만히 있질 못하고 다른 아이들을 괴롭히는 것을 즐기는 아이라면, 되도록 몸을 많이 움직이게 하자. 축구, 수영, 자전거 타기, 달리기처럼 힘을 쏟으면서 인내심을 기를 수 있는 운동이 효과적이다.

싸움을 부추키지 마라.
아이의 공격적인 행동을 부추기는 부모가 있다. 친구와 싸우고 왔을 때 “그래 잘 했어. 사나이라면 그래야지!” “맞는 것보다 백 번 낫다!”라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한다면 아이의 싸우는 행동은 쉽게 고칠 수 없다.

내 아이가 피해자라고 생각하지 마라.
친구가 자신을 먼저 건드린다고 믿는 아이들이 있다. 그래서 싸움의 원인을 늘 상대방에게 돌린다. 이런 아이들은 대체로 자존감이 낮아 왜곡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친구가 그냥 자신을 쳐다보아도 놀린다고 생각하거나 미워한다고 생각한다. 이럴 경우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아이에게 심리치료나 인지행동치료 등이 필요하다.

독재형 부모가 아닌지 되돌아보자.
툭하면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를 둔 부모라면 반드시 자신의 양육법을 점검해야 할 것이 있다. 옳고 그른 판단 기준이 늘 부모에게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자. 부모가 옳다고 하는 것은 무조건 따라야 하는 분위기라면 가족 사이에 흐르는 애정과 자유가 결핍되기 쉽다.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의 행동을 나무라기 전에 부모의 양육 방법을 먼저 되짚어봐야 한다. ‘독재형’이나 ‘관리감독형’이 아닌지 스스로 점검해야 한다.

부모, 친구의 행동을 체크한다.
싸움은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데에서부터 비롯된다. 평소 아이에게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아끼는 마음을 가르쳐야 한다. 부부간에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경멸하는 행동이나 말투는 없었는지 점검하자. 툭하면 때리거나 거친 말투를 쓰는 친구가 있는 경우, 친구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할 수 있으므로 친구의 행동을 점검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폭력적인 게임이나 동영상에 노출되어 있지 않은지도 점검하자.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발달위원회

자세히 보기
나이가 많거나 적은 아이하고만 놀려고 하는 아이

Q. 다섯살 여자 아이가 친구들과 잘 놀지 못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친구들인 놀러오거나 친척집을 가도 겉도는 것이 눈에 띌 정도입니다. 놀이를 할 때도 또래와 노는 것인 아니라 나이가 많거나 적은 아이하고만 어울려 놀아 걱정입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나이가 많거나 적은 아이하고만 어울려 논다고 걱정하는 부모들이 있다. 아이들에게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면 마음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을 억제하고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맘껏 발휘하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 그런데 나이가 많거나 적은 아이하고만 놀다보면 이런 효과를 얻기는 힘들다. 부모들 중에는 나이 많은 아이와 노는 아이를 조숙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않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등한 친구 관계로 인정받지 못하고 동생 취급을 받기 일쑤다. 이런 관계에도 불구하고 귀여움을 받는다는 생각이 앞서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한편 자신보다 어린 아이하고만 노는 아이들도, 또래 친구들과 대등하게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주장을 펼치지 못하거나, 의견을 제대로 나눌 수 있을 만큼 사회성이 발달하지 못한 탓이다. 자신보다 어린 아이에게는 자기주장을 쉽게 내세울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고 어린 아이하고만 놀려고 하는 것이다.


발달적 의미

아이가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려면 자아통합이 이루어져야 한다. 아이에게 자아가 생기면, 아이는 추리, 계획, 반성, 행동하기 전에 생각하는 능력, 연결하고 연계하는 능력, 협상력, 문제 해결력이 생긴다. 자아통합에 있어서 자기조절력이 중요하다. 아이는 감정을 조절하는 대뇌변연계 상부가 발달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따라서 감정을 통제하고 평가하는 일은 5-6세는 되어야 비로소 시작된다. 감정조절에는 전두엽도 중요한데, 감정은 대뇌변연계에서 만들어지지만 전두엽에서 지각할 수 있다. 대뇌변연계와 전두엽이 발달하여야 아이는 비로소 자신의 감정을 주변의 사건과 일치시킬 수 있고 자신의 감정을 또래 친구에게 알리기 위해 스스로에게 관심을 집중한다. 그러면서 공감 능력도 생겨 5-6세가 되면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을 또래 친구에게 건네기도 자아통합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자아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감정뿐 아니라 하위 뇌의 탐색시스템도 필요하다. 아이는 탐색시스템을 통하여 호기심을 갖고 또래 친구들을 찾아본다. 삶에 대한 의욕,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에너지, 그리고 목표를 이루려는 열정이 생긴다. 탐색시스템은 마치 근육과 같아서,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호기심이 왕성해지고 창의적이 되며 더욱 분발하게 된다.
신체적 감각도 자아통합에는 중요하다. 신체놀이는 항스트레스 효과가 있으며, 뇌에서 오피오이드를 다량 분비하게 함으로써 강력하고 긍정적인 감정을 유도한다. 특히 상호작용 놀이는 전두엽의 감정 조절 기능을 향상시킨다. 상호작용 놀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은 감정 조절 면에서 현저한 발달을 보이는데, 상호적인 신체놀이를 하면 상위 뇌 발달을 촉진하는 BDNF라는 신경촉진인자가 분비된다.
자아는 결국 이렇게 감정, 탐색시스템, 감각, 생각 등이 통합되어야 기능을 할 수 있다. 자아는 자신의 감정을 듣고, 인정하고, 표현하는 경험, 자신의 호기심이나 열정을 발휘하는 체험, 신체놀이를 통한 스트레스 회복력, 그리고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려는 문제해결력이 쌓이면서 만들어진다.

                                                                                 그림. 사회성의 뇌


양육지침

대신해 주지 마라.
아이가 할 수 없다고 미리 단정 짓지 말자. 아이가 못미더워 무슨 일이든 부모가 대신해준다면 아이는 의존적인 성향을 띨 수밖에 없다. 쉽게 의지하는 기질은 친구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를테면 부모처럼 자신이 기댈 수 있는 나이 많은 상대와 놀기를 좋아하는 것이다. 부모는 아이가 그 일을 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가능한 것은 아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맡겨야 한다.

또래 친구와 접할 기회를 만들어라.
우선 또래 친구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또래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마련주자. 가까운 친구 집에 심부름을 보내거나 운동 프로그램을 함께 하도록 유도한다. 자연스레 또래들과 어울릴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친구를 집으로 초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때 노는 방법을 잘 모르는 아이라면 부모가 직접 놀이에 참여해서 노는 법을 배우고 익힐 수 있게 도와준다. 아이가 또래 친구와 놀 때의 즐거운 점을 발견하고 나면 금세 행동의 변화가 나타난다.

아이의 나이와 능력에 맞게 대하라.
마냥 귀하고 예뻐 “우리 아기~” 하며 어린아이 취급을 하면 안된다. 부모가 아이를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어린아이 정도로 대한다면 밖에서도 그럴 수 있다. 아이가 나이와 능력에 맞는 적당한 역할과 지위, 책임 등을 가져야 친구 관계를 원만하게 이끌 수 있다.

비웃지 마라.
“넌 왜 만날 형(또는 동생)들 하고만 노니? 넌 친구도 없어?”라고 비웃거나, 아이가 함께 어울리는 친구들에 대해 함부로 얘기하는 것은 좋지 않다. 부모가 아이의 감정이나 생각을 늘 무시한다면 아이는 자기가 느끼고 생각하고 행하는 모든 것이 부모의 기대에 어긋난다고 믿게 된다. 이보다는 “동생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모습이 참 보기 좋구나, 친구들에게도 이야기해주지 않을래?”라는 식으로 또래들과 놀 것을 우회적으로 권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강요하지 마라.
자신보다 나이가 많거나 적은 아이와 노는 것이 또래들과 어울리지 못해 그러는 게 아니라 먼저 친하게 되어 그럴 수도 있다. 이 때 또래 친구들과 무리하게 놀게 할 경우 익숙하지 않은 탓에 대등한 관계가 이루어지지 못한다. 이렇게 되면 아이가 위축감을 느껴 또래들과 어울리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절대 강요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생각, 감정 등을 분명히 표현하게 해라.
평소 자신의 생각과 느낌, 의견 등을 말로 충분히 표현할 수 있다면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적절한 대처가 가능하다. 상황에 맞는 말은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일종의 수단이다. 부모가 든든한 지원자가 되어 “너는 할 수 있어!”, “네 뒤에는 엄마 아빠가 있다” 등의 격려를 한다면 아이의 자존감과 긍지가 높아진다.

모델링이나 역할놀이를 통하여 자기조절력을 높여라.
자아통합을 이루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가 모델링이 되는 것이다. 부모가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친절한 행동을 보여주거나 아이들을 공정하게 대하면, 아이는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아를 통합해 간다. 역할놀이를 통해, 또 이런저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또는 그런 상황에서 형제나 친구는 어떤 기분인지를 계속 알려주어야 한다. 이런 연습은 특히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남아들에게 중요하다.

부모와의 관계부터 점검해라.
아이를 너무 허용적으로 키우거나, 아이의 감정을 거부하는 부모의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이렇게 하면 자기통제나 행동조절에 어려움을 느끼는 공격적인 아이가 되기 쉽다. 부모는 아이가 자유롭게 생각하고 그 생각대로 행동할 수 있도록 내버려두되, 정도를 벗어나는 것에 대해선 제한하는 분별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문제 해결 방법을 스스로 찾게 해라.
아이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부모가 바로 지적하기보다는 질문을 통해 아이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자. 아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엄마는 아이와의 대화를 이끌어내는 도우미 역할을 하자. 만일 아이가 적절치 않은 결론을 내렸다면 대화를 통하여 실제로 행동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지 예측할 수 있게 도와주자.

발달의 문제는 없는지 체크하라.
또래 친구에 비해 발달이 늦거나 뭐든지 마음대로 하고 싶어하는 아이들은 대체적으로 자신보다 어린 아이들과 놀기를 좋아한다. 자기조절력이 미숙하고 스트레스가 많기 때문에 그것을 회피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런 아이에게는 신체놀이를 할 시간을 많이 갖게 하는 것이 좋다. 아이와 신체놀이 시간을 많이 갖는다면 아이가 감정과 스트레스를 좀 더 잘 관리하고 자아를 통합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발달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전문가와 상의해보는 것이 좋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발달위원회
자세히 보기
돌이 지나면서 달라지는 그림책을 대하는 자세

그림책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기만 하던 아이가 어느 순간, 읽어달라며 들고 오는 때가 생긴다. 집에 있는 그림책이란 그림책은 모두 꺼내서 읽어 달라고 하는 일이 부쩍 늘어나고, 앉은 자리에서 읽는 그림책의 권수가 많아진다. 돌이 조금 넘은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 생기고, 그 욕구를 달성하기 위해 엄마를 조른다는 자체가 참으로 신비하고 놀랍다. 50번이고 100번이고 반복하는 기개가 부럽기도 하고, 아이가 꿈을 갖고 훨훨 비상하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 때이기도 하다. 이 때의 아이는 거꾸로 놓은 그림책을 바르게 돌려서 볼 줄도 안다.

보통 13개월 전후로 아이는 그림책을 장난감이 아닌 ‘보고 읽는 것’으로 인식한다. 책을 책인 줄 아는 것이다. 이때부터 아이는 5~6개월 동안, 적극적으로 그림책을 즐긴다. 홀로 책장을 넘기며 그림책 속 인물들과 대화를 하기도 하고, 그들에게 자신의 것을 나눠주기도 한다. 부모는 이 시기 아이에게 그림책은 더 이상 장난감이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가지고 노는 것이 아니라 찢거나 던지지 않고 소중히 다뤄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어야 한다.

돌이 지나면 그림책을 즐기던 아이든 즐기지 않던 아이든 그림책이 장난감이 아니라는 것쯤은 안다. 그런 아이들에게 다시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라고 가르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보다는 찢어진 책장을 테이프로 붙여주고, 안전하게 보관하는 법을 알려줘야 한다. 감성적인 엄마들은 책이 찢어지면 “어머, 책이 다쳤구나. 우리 ○○이가 호~ 해주렴.”하고 아이와 함께 뽀로로 밴드 같은 것을 붙여주기도 한다. 이런 행동이 아이의 발달에 맞는 그림책 대하는 자세라고 할 수 있다. 또 이 시기에는 자신만의 확실한 취향이 서서히 생긴다. 아이에게 자신만의 취향이 생겨서 한 분야의 책만 본다면 부모는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 주되 발달단계에 따른 다양한 분야의 그림책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 두고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림책에 대한 관심이 갑자기 많아질 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부모의 욕심이다. 이 책 저 책 꺼내 와서 읽어달라는 아이를 보면 ‘집에 그림책이 부족한 것 아닌가?’하는 생각에 구입을 자꾸 늘리게 된다. 그런데, 조금만 지나면 그림책에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 암흑기가 오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생후 18개월 정도 되면 아이는 갑자기 잘 보던 그림책들에 관심을 잃는다. 이 때 사놓은 그림책이 아까워 그림책 읽기를 강요하면, 아예 그림책을 싫어하게 될 수도 있다.

18~24개월의 아이는 이전의 아이와 좀 다르다. 혼자 마음대로 걷고 팔 다리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되면서 거의 마음은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상태다. 뭐든 관심이 많고 뭐든 자신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이 시기 아이들은 자아도 생기기 시작해 취향도 생기고 고집도 생긴다. 특히 좋아하는 책이 있고 유난히 관심을 보이지 않는 책도 있다. 남자 아이들은 공룡, 자동차, 기차 등을 좋아하고, 여자 아이들은 인형, 소꿉놀이에 관심이 많다. 맘에 들지 않는 그림책은 한두 페이지 읽고 가버리지만 맘에 드는 그림책은 여러 번 반복해서 본다. 아이의 이런 행동은 발달상 자연스러운 것으로, 특히 좋아하는 그림책이 있다면 그 책을 원하는 만큼 반복해서 읽도록 도와야 한다. 반복해서 읽는 활동은 기억력을 좋아지게 하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18~24개월에도 아이가 그림책을 계속 즐겨본다면, 그보다 좋은 것은 없다. 하지만 보통 이 시기는 그림책과 멀어지는 시기라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좋다. 행동이 자유로워지면서 장난감 놀이 등에 관심이 많아져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 때 부모가 억지로 그림책을 보여주려고 하면 건성으로 본다. 잘못된 그림책 습관이 생기는 것이다. 한 곳에 집중하기에는 아이의 호기심이 너무 크다. 아이가 그림책의 맛을 제대로 아는 것은 만 3~4세나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 시기 아이에게 그림책은, 꼭 보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보고 싶으면 언제나 볼 수 있는 것이 되어야 한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발달위원회
자세히 보기
13~24개월 아이의 두뇌와 그림책

" 13~24개월, 줄거리가 있는 그림책을 원한다 " 

언어 발달: 정확한 발음을 배우고, 어휘력을 확장해나간다.   
부모들은 생후 7,8개월 무렵 아기가 옹알이를 시작하고 이어서 5~6개월 지나 한 두 단어를 하기 시작하면 말을 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엄밀히 말해서 이 단계는 소리를 구별하고 단어를 구별하는 시기일 뿐 아직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생후 13~18개월은 언어의 의미를 인식하고 그 의미를 확대 적용하기 시작한다. 생후 18개월이 되면 여기 저기 손가락질을 하면서 혼자 중얼거리는 일이 많아지는데, 간혹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하면서 “엄마, 아빠”라고 말해서 부모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 때 아이는 비로소 사물과 대상의 존재, 그 대상이 갖고 있는 성질, 특징 등을 나름의 방식으로 터득하고 기억하기 시작하면서 명명하기의 단계에 들어선다.
생후 12개월이 되면 자연의 색깔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되고, 생후 24개월이 되면 아직 근시이기는 하지만 시력이 약 0.3 정도로 뚜렷해진다. 운동발달도 걸음마 단계를 지나 자신이 관심을 갖는 대상에 마음대로 접근할 수 있을 만큼 발달하여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행동을 많이 한다. 또한 소근육 운동의 발달로 퍼즐이나 블록에 관심을 보이고 익숙한 장난감을 이리 저리 움직이기도 한다. 아이는 ‘나’ 아닌 수많은 대상들에 관심을 보이며 보고, 만지고, 느끼면서 터득하고, 이들의 고유한 성질, 특징을 파악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대상들을 ‘단어’라는 추상적인 형태로 담아둘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적용하려고 노력한다.
    
독서 발달: 줄거리 파악이 가능하며,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만들 줄 안다.  
생후 12개월이 되면 엄지와 검지를 사용해 물건을 잡을 수 있다. 18개월부터는 잡았던 물건을 다시 자유롭게 놓을 수 있어 블록을 쌓고 허무는 일을 즐기며 소근육을 발달시킨다. 생후 24개월이 되어도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약 7분정도이다. 때문에 그림책을 반복해서 보여주는 것은 효과적이지만, 하나의 그림책을 오랜 시간 보게 하는 것은 힘들다. 그림책과 단어의 연결이 서서히 이루어지고 줄거리도 파악하는 시기이므로 사물그림책과 생활그림책 모두 도움이 된다. 눈과 손의 협응력이 향상되고 양손을 자유롭게 움직이므로 아이 혼자서도 그림책을 볼 수도 있다. 그림책은 빨리 넘길 수도 있고 천천히 넘길 수도 있고 도중에 멈출 수도 있으며, 앞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그림책은 능동적으로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TV나 애니메이션 등의 영상매체와는 차별화된다. 아이가 자신의 손을 움직여서 책을 읽어 나가면 그림책의 이야기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적극적으로 이야기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동안 그림만 들여다보던 아기도 생후 12개월이 지나면 그 속에 이야기가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림책을 들여다보며 혼자 중얼거리거나 고갯짓을 한다. 글을 모르더라도 아기들은 생후 18개월 정도만 되면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한다. 문자를 읽을 줄 몰라도 그림만 보고 중얼거리는 것은 바로 ‘그림 보고 이야기 만들기’를 시작했다는 증거이다. 생후 18개월에 아이는 그림책을 통하여 자기를 표현하기 시작한다.

적당한 그림책:  그림이 좋고 정보가 정확한 그림책, 아직은 단순하고 쉬운 그림책
생후 13~24개월 아이는 자연의 색깔을 그대로 볼 수 있을 정도로 시각이 발달하므로 그림책을 고를 때에는 그림이 좋아야 한다. 좋은 그림은 색채가 풍부하고 선명하고 아름다우며 배경, 등장인물의 표정, 동작 등이 동적으로 생생해야 한다. 또한 전해주는 정보가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우며 단순해야 한다. 이 시기의 그림책은 아이의 주변에서 소재를 찾고 이야기를 만든 것이 바람직하다. 아이가 흔히 경험하는 일상생활을 주제로 한 것, 가령 목욕하거나 쇼핑하는 일, 동물원에 놀러간 일 등을 간단한 이야기로 꾸민 그림책이라면 제격이다. 등장인물은 동물이나 친구, 가족들이 좋다. 사물에 대한 그림책은 언어와 사물을 익히게 할 수 있어, 이 시기까지 유용하다. 이 때 그림은 과일, 탈 것, 동물, 식물, 일상생활의 기구, 색깔 등이 크게 세밀화로 그려져 있는 것으로 택한다. 말놀이를 좋아하므로 동요나 동시가 있는 그림책도 고른다. 언어감각의 발달과 정서적 즐거움을 줄 수 있다. 풍부한 색감이 있고, 리듬이 있고 살아있는 언어로 구성된 짧은 동시는 아이에게 기쁨과 행복감을 줄 수 있다.
  걸음마 아기들에게 좋은 그림책은 아이의 신체발달에 적합하고, 좋은 그림책을 만들어내는 저자와 일러스트레이터가 만든 책, 튼튼하며 안전하고 위생을 고려한 책, 재질에 독성이 없는 책이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발달위원회
자세히 보기
7~12개월 아이의 두뇌와 그림책

" 7-12개월, 모국어 듣고, 뚜렷한 그림을 보고 싶어 한다."

언어 발달: 뇌는 모국어로 발달한다. 모국어 자극에 반짝이는 뇌
미국 워싱턴대학교 음성 및 청각학과 교수인 페트리샤 K.쿨(Patricia Kuhl) 박사는 음성발달 분야의 권위자이다. 그녀는 생후 10개월만 지나면 아기의 뇌는 모국어에 맞게 발달하게 되고, 모국어로 발달하게 된다는 것을 밝혔다. 생후 6개월 아기는 자음과 모음을 일정한 간격을 두고 들려주면 일반적인 소음 등에는 반응하지 않지만, 생후 10개월이 지나면 자음과 모음이 들릴 때마다 고개를 돌려 관심을 나타낸다. 소음과 언어를 구분하는 것이다. 생후 8개월까지는 미국 아기나 일본아기나 모두 ‘r’과 ‘l’의 발음 차이를 구분한다. 뇌가 모든 언어에 차별 없이 반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후 10개월이 되면 미국의 아기들은 약 80% 정도는 두 발음의 차이를 구별해 냈지만 일본의 아기들을 그것을 구별하지 못한다. 페트리샤 박사는 일본아기들이 생후 6개월이 지나면서부터 서서히 ‘r’과 ‘l’의 발음 차이를 구별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 이유는 아기들은 부모에게 자주 들었던 모국어 언어에 맞게 뇌의 신경 회로가 형성되면서 다른 능력을 과감하게 포기하기 때문이다. 
아기의 뇌는 자주 접한 자극에 의해 특정한 신경 회로가 만들어지면 뉴런의 효율적인 사용을 위해 자주 쓰이지 않는 신경회로를 과감히 포기한다. 아기의 뇌는 많은 소리 중 용케 모국어를 알아내어 모국어에 맞게 뇌를 발달시킨다. 앞으로 아기의 뇌에 일어날 엄청난 발달의 기초에는 모국어를 알아듣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생후 7~12개월에는 뇌가 모국어에 맞게 구조화하는 시기이다.  따라서 뇌 발달을 돕는 일은 모국어를 많이 들려주는 일이다. 


독서 발달:  그림책은 손, 입, 혀로 만질 수 있는 장난감!
생후 6개월이 지나면 아기는 비교적 정확하게 초점을 맞춘다. 이제는 그림의 선을 뚜렷하게  볼 수 있다. 때문에 윤곽이 뚜렷하지 않은 그림도 잘 볼 수 있다. 생후 6개월이 되면 손과 눈의 협응이 발달하기 때문에 무엇이든지 잡으려고 한다. 이때는 장난감처럼 손으로 만지작거리면서 가지고 놀 수 있는 그림책이 필요하다. 생후 7~12개월 아기의 관심은 입, 혀, 입술 등 구강에 집중되어 있어 빨기, 물기 등을 통하여 입체를 느낀다. 책을 포함하여 손에 잡히는 물건은 모두 입으로 가져가서 확인한다. 당연히 아기에게 주는 그림책은 만지거나 빨아도 유해하지 않아야 한다.
이 시기 아기들은 그림책을 가지고 놀기도 하고 그림책에서 본 것을 일상생활에서 발견하기도 하면서 신기해한다. 끊임없는 호기심으로 주변 사물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행동을 많이 할 때다. 이때는 아기의 웅얼거림에 “냉장고야. 음식을 상하지 않게 넣어놓는 전자제품이지.”식으로 사물의 이름을 또박또박 친절하게 말해주어야 한다. 그림책을 읽을 때에도 그림 속 사물의 이름을 반복적으로 묻기 때문에 흐름이 끊기는 일이 많다. 그림책 줄거리의 흐름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아기의 호기심에 답해주는 것을 우선으로 삼아야 한다. 이 시기 아기에게 그림책 읽기는 친숙한 사물의 이름을 배우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적당한 그림책 :  아기가 주인공인 그림책, 의성어 의태어가 담긴 짧은 그림책 
생후 7~12개월 아기는 파스텔조의 색깔도 볼 줄 알고 작은 물체도 볼 수 있지만 비슷한 물체를 잘 구분하지는 못한다. 색깔이 애매하거나 배경과의 구분이 불분명하고 사물이 너무 작게 그려진 그림책은 피한다. 이 시기의 그림책은 책이라기보다 장난감에 가까우므로 손으로 만지면서 촉각과 시각 발달을 모두 충족시키는 것이 좋다. 감정이입이 되려면 그림책의 주인공이 아기와 비슷하고, 그림도 사실적인 것이 좋다. 언어발달이 중요한 시기이므로 의성어와 의태어를 적절하게 살린 그림책일수록 아기가 좋아한다. 운율감 있고 재미난 표현이 많이 나오는 동요나 동시를 담은 그림책도 적당하다. 7~12개월 아기에게는 이야기책보다는 사물을 분류하고 인지할 수 있는 사물그림책을 선택한다. 한두 마디로 시작해 한 문장을 넘지 않는 한 줄 정도의 글이 담긴 책이면 적당하다. 달과 같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나, 강아지처럼 주변의 동물이 등장하면 좋아한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발달위원회
자세히 보기
0~6개월 아이의 두뇌와 그림책

" 언어발달: 생후 1개월 소리 차이 알고, 생후 6개월 모국어 구별한다." 

언어는 인간의 진화과정에서 조물주가 인간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뇌의 신경회로에 심어 놓은 것이다. 그런데, 언어와 관련된 신경회로의 시냅스는 영유아기에 집중적으로 증가하도록 프로그램이 되어 있다. 놀랍게도 아이들은 언어의 복잡한 과정을 태어나서 36개월 만에 다 발달시킨다. 생후 1개월부터 벌써 소리의 차이를 구별하기 시작하며 생후 6개월에는 모국어의 구별능력이 최고조에 이른다. 때문에 0~6개월에는 부모의 사랑과 정성이 담아서 아기에게 많은 말을 해주어야 한다. 특히 0~6개월 아기들은 자장가를 좋아한다. 자장가는 아기에게 행복감을 줄 뿐 아니라 수용언어를 발달시키는 좋은 도구이기도 하다. 아기들은 규칙적이고 조화로운 음을 좋아하는데 부드럽고 달콤한 자장가를 통한 언어적 자극은 아기의 언어발달에도 좋을 뿐 아니라 아기와 정서적 상호작용을 익히는 좋은 기회이다. 아기는 자장가를 통하여 부모의 마음을 느낀다.

독서발달: 생후 3개월, 호기심 자극하는 물체를 유심히 쳐다본다.  
생후 3개월이 지나면 목을 가누기 시작하면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물체를 쳐다보고, 엄마 얼굴이 가까이 있으면 눈, 코, 입 등의 얼굴 윤곽을 희미하게나마 알아볼 수 있다. 이때부터 그림책을 보여주면 감각 발달에 도움이 된다. 뇌과학자들은 생후 3개월부터는 그림책을 보여주라고 권한다. 그림책을 보여주면 시각이 자극되고, 부모의 책 읽는 소리는 청각의 신경회로를 강화시킨다. 물론 초점을 맞추려면 생후 6개월은 지나야 한다. 그 전은 그림책의 그림을 본다고 하더라도 전부 보이는 것이 아니라 뚜렷한 윤곽 주변을 주로 보는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아기의 시각을 고려해서 그려진 그림책, 예를 들어 굵은 선으로 윤곽을 단순하게 처리한 사람의 얼굴, 원색의 색깔, 기하학적 도형 등이 그려진 그림책은, 짧더라도 아기가 집중해서 보게 한다. 또한 보는 것을 좋아하게 만든다. 따라서 20cm 정도 앞에서 단순하게 그려진 초점그림책이나 개념 그림책을 보여주면, 좋은 감각발달의 도구가 될 수 있다. 생후 4~6개월에는 어느 정도 색깔을 구별할 수 있으므로 크고 굵은 선의 원색 그림이 그려져 있는 그림책을 보여줄 수 있다.


적당한 그림책:  굵고 단순한 검은 선의 그림책, 만지면 소리가 나는 그림책 
0~6개월 아기의 그림책은 시각자극을 돕는 ‘초점 그림책’이나 아기나 어린 동물들이 등장하는 ‘사물 그림책’이 좋다. 부모가 아닌 어른이나 판타지가 등장하는 그림책은 아기들이 동일시를 못하기 때문에 별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림책의 형태는 초기에는 다양한 색깔로 이루어진 그림이 아닌, 굵고 단순한 검은색 그림이 좋다. 명암 대비가 분명한 흑백 초점 그림책을 보여주면 시각 발달에 도움이 된다. 모양을 구별하거나 색깔을 인지하지는 못하지만 빨간색 같은 원색은 일찍부터 흥미를 보이기도 한다. 0~6개월에는 시각 자극뿐 아니라 청각을 자극하는 것 역시 중요한데, 바스락바스락 소리가 나는 헝겊책 등을 보여주면 청각을 자극할 수 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발달위원회

자세히 보기
공감력에서 감정조절까지, ‘협업능력’을 높이다

애착이 왜 협업능력이 될까? 
애착이 잘 형성되면 아이는 안정된 애착을 토대로 주위환경을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사물을 이해하고 다루는 기술을 배우며, 점차 자신에 대한 유능감을 느끼게 된다. 발달 측면에서도 안정된 애착관계를 형성한 아이는 불안한 애착을 형성한 아이보다 발달이 우월하다. 도구 사용이나 문제 해결 상황에서도 더 열정이 있고, 끈기가 있으며, 다른 사람의 지시를 더 잘 따르며, 좌절도 적다. ‘애착’이라는 단어를 처음 정의한 영국의 소아건강의학자 존 보울비(John Bowlby)는 영아기에 부모와 안정된 정신적 유대를 이루면 이후에 타인과 정서적 유대를 형성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안정된 애착은 정서의 안정성, 자신감, 신뢰감, 협동심 및 타인을 도우려는 태도로 발달하게 된다고 보았다.

감정의 뇌인 변연계는 생후 8주 무렵부터 활발하게 발달하기 시작하는데, 아기는 이 덕분에 생후 3개월에는 쾌와 불쾌를 인식하고, 생후 5~6개월경에는 불쾌라는 정서를 분노, 혐오, 두려움으로 나눠서 인식할 수 있다. 생후 12개월경에는 쾌라는 정서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뤘을 때의 만족감, 고무된 느낌, 성인에 대한 애정 등으로 나눠서 인식할 수 있다. 이러한 정서분화는 아이의 뇌, 특히 변연계가 발달하면서 일어난다. 이후 생후 18개월쯤에는 또래나 동생, 형과 같은 아이에 대한 애정, 질투 등의 감정을 느끼게 되고, 생후 24개월에는 진정한 기쁨이나 즐거움 등을 알게 된다. 뇌 인지발달의 정도에 따라 아이가 표현하는 감정의 디테일도 달라진다. 생후 6개월 아이가 내는 화와 생후 12개월 아이가 내는 화는 표현방식이 다르다. 생후 6개월은 닥치는 대로 짜증을 내고 악을 쓰고 우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12개월은 자신의 화를 일으킨 사물이나 대상에게 직접 화를 낸다.

정서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은, 아이가 거울이나 사진 속에 자신을 알아볼 수 있을 때부터 가능하다. 이 때 비로소 부끄러움, 죄책감, 부러움 등 조금은 복잡한 정서를 표현하게 된다. 물론 생후 6개월 때도 다른 사람의 정서를 이해하기는 한다. 주로 부모의 얼굴표정을 보고 부모의 감정을 구분한다. 생후 10~12개월경에는 다른 사람의 표정을 참고하여 자신이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지를 판단하기도 한다. 첫 말이 터지는 생후 18개월에서 36개월 사이, 자신의 정서를 드디어 언어로 표현하기 시작한다. 만 3~4세경에는 정서의 원인과 결과를 말로 표현할 수 있으며, 그에 맞는 행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친구가 화난 이유가 자신이 장난감을 나눠 갖지 않아서라는 것을 알고, 동생을 달래기 위해서 자신이 들고 있는 사탕을 줄줄도 안다. 만 4~5세 경이 되면, 또래가 어떤 정서를 갖게 된 것이 왜일지 추측하는 것도 가능해지는데, 아직은 또래의 마음이나 기분, 동기 등을 세세히 보지는 못한다. 주로 겉으로 보이는 단서들을 재료로 삼는다.

아이는 변연계가 발달함에 따라 감정을 처리하고 조절하는 것을 배워간다. 이 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이와 부모와의 상호작용이다. 미소 짓는 아기에게 눈을 맞추고 미소로 대답해주고, 울면 달려가 안아주고 토닥여주고, 시도 때도 없이 얼러주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의 따뜻한 상호작용으로 아이는 새롭게 알게 되는 감정의 조절과 처리를 하나하나 익히면서 변연계를 계속 발달시켜나간다. 이 과정은 사춘기까지도 계속된다. 특히 ‘사회적 친밀감’이라는 정서는 생후 18개월까지가 감수성기다. 생후 18개월까지 긍정적인 사회적 경험을 하지 못한 아이는 타인과 친밀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때문에 생후 18개월 전의 부모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더욱 중요하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생후 3주에서 6주 사이에 어미와 충분한 상호작용을 가졌던 새끼 원숭이들은 이후에 격리되더라도 감정의 발달에 큰 문제가 없었던 반면에, 충분한 상호작용이 없었던 새끼 원숭이들은 감정의 발달에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결정적 시기에 적절한 상호작용이 결핍되면 변연계의 정상적인 발달이 왜곡되기 때문이다. 뇌과학자들은 인간의 경우, 그 결정적인 시기로 아주 중요한 때를 생후 첫 1년까지로 보며, 3세까지도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그런데 이 시기는 변연계의 감정을 처리하는 부위가 발달하는 시기와도 일치한다.
   
아이가 ‘나는 부모에게 항상 사랑받고 보호받고 있어.’, ‘언제 어디서든 내 뒤에는 든든한 부모가 있어.’라고 느끼는 애착이 잘 형성되어 있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하지만, 정서가 잘 발달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
그림. 정서의 뇌

그림책으로 다양한 감정을 경험, 이것이 ‘협업능력 훈련’
" 숲 속의 토끼와 곰은 아주 사이좋은 친구였다. 둘은 어느 날 싸우게 되었다. 둘 다 ‘내가 먼저 미안하다고 말해야 하나?’ 고민되는 상황, 하지만 화가 난 곰은 주먹을 꼭 쥐고는 뒤돌아서며 미안하다는 말은 절대 안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지만 곰은 어쩐지 마음이 찜찜했다. 낚시를 하러가서도, 딸기를 딸 때도 ‘지금 미안하다는 말을 하러 가야 할까?’ 생각뿐이다. 곰은 기분을 바꿔볼까 해서 가장 좋아하는 민들레차를 마셔보지만, 웬일로 맛이 없다. 곰은 용기를 내어 토끼를 찾아갔다. 그런데, 토끼는 이렇게 고민하고 있는 자신의 마음도 모르고, 다람쥐랑 재미있게 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곰은 기분이 더 나빠져 토끼와 싸운 일 따위는 잊고 맛있는 잼이나 만들기로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기분이 나아질지를 몰랐다. 저녁놀로 온통 세상이 빨갛게 된 저녁, 곰은 다시 토끼에게 찾아가 ‘미안하다’고 말한다. 토끼는 자신이 더 미안하다고 하며 둘은 화해를 했다. 비로소 곰은 마음이 편해졌고, 웃을 수 있었다."

그림책「너랑 절대 말 안 해(가사이 마리 / 북뱅크)」의 줄거리다. 어른이나 아이나 싸움을 하고 나면, 마음이 편하지 않다. 용기를 내서 미안하다는 말을 하기가 쉽지가 않다. 하지만 화해를 미루면 미룰수록 마음은 더 불편해진다. 이 그림책에는 마음이 주인공의 행동과 에피소드에 잘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마음이 편해지는지도 동물을 의인화하여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아이가 친구와 싸우고 들어온 상황, “싸우니까 기분 좋아? 안 좋지? 안 좋잖아. 그러니까 빨리 가서 사과해.”라고 윽박지르는 것보다 이런 그림책 하나 읽어주는 것이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를 더 잘 가르쳐 줄 수 있다.


그림책은 자신과 똑같은 감정으로 씨름하고 있는 이야기 속 주인공과 동일시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는 아이의 마음속에 생생한 그림을 그리고 자신의 감정과 정서에 대해 알게 한다. 그 감정이나 정서가 너무 강렬하고 고통스러운 것이라도 그림책에서라면 아이는 도망가지 않고 그러한 감정들에 오래 머물러 있을 수 있다. 그림책의 은유적인 이미지는 아이가 다양한 감정들을 안전한 거리에서 두고 바라볼 수 있도록 한다. 그런 간접 경험을 통해서 자신이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다룰 수 있게 된다.

아이들은 기쁨, 슬픔 등을 느낀다. 그런데, 어느 것이 기쁨인지 슬픔인지 혐오감인지 이름 붙이지는 못한다. 우리가 최초로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것은,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반응을 통해서이다. 부모가 그 모든 감정을 보여주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 때 그림책 속 주인공의 반응이나 행동, 상황설정 등이 좋은 재료가 된다. 그런데, 정서가 발달하려면 다양한 감정의 이름을 알아야 하기도 하지만, 본인이 직접 느끼기도 해야 한다. 그림책은 감정이입과 공감의 기회도 제공한다. 그림책에는 사랑, 기쁨, 슬픔 등의 정서가 담겨있다. 아이들은 행동만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등장인물이 겪는 감정적 변화도 따라한다. 그림책 속 아이가 울고 있다면, 아이는 우는 흉내를 내며 그림책 속 아이가 화를 내고 있다면, 아이도 화난 표정을 짓는다. 아이는 그림책의 내용뿐 아니라 스토리에 감정을 이입하기도 한다. 아이는 그림책을 읽다가 크게 울기도 하는데 읽어줄 때마다 같은 장면에서 눈물을 흘린다. 또한 그림책에 주인공의 위기상황이 있을 경우에 문제가 해결되면 그 극적인 긴장과 해소의 감정적 순환을 맛보기 위하여 그 장면만 반복하여 읽어달라고 하기도 한다.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따라도 해보고, 흠뻑 젖어도 보면서, 아이의 정서는 발달해간다.

요즘 큰 아이들을 보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때, “짱나.”, “헐”, “대박”, “귀찮아.”라는 말을 많이 쓴다. 그 안에는 엄청 서운한 마음도 있고, 당황스러운 마음도 있고, 기분이 너무 좋은 마음도 있고, 견디기 힘든 마음도 있고, 불편한 마음도 있고, 다행스러운 마음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마음도 있다. 그런데,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느끼지도, 표현하지도, 설명하지도 못한다. 그러니 처리하지도 조절하지도 못한다. 감정을 조절하려면, 있는 그대로 느끼는 것부터 되어야 한다. 자기 안에 있는 감정을 알아야, 인정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고, 처리하고 조절할 수 있다. 

그림책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들이 말해주는 다양한 감정들이 있다. 그림과 글로 느껴지는 그림책 속 언어에는 똑같은 행복, 두려움, 슬픔, 즐거움, 화라도 그것이 한 가지 종류가 아니다. 같은 행복이라도, 화라도 상황에 따라서 단계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기분을 말해봐!(앤서니브라운 / 웅진주니어)」는 첫 장부터 아이에게 감정에 대해서 말을 건다. ‘기분이 어때?’로 시작한 이 그림책은 아이가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에 대해서 설명하고 그것을 이해하고 건강하게 표현할 수 있게 돕는다. 글과 그림을 통해서 감정의 느낌을 전달한다. 주인공인 아기 고릴라가 ‘다 재미없어’라고 말할 때는 펼쳐진 두 장의 그림이 모두 흑백이다. ‘가끔은 세상에 나 혼자만 있는 것 같아.’라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커다란 면에 슬픈 표정의 주인공이 아주 작게 그려져 있다. 이 외에도 폴짝폴짝 뛰어오르고 싶을 정도로 행복한 때,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날 것 같이 슬픈 때, 머리끝까지 화가 날 때, 혼날까봐 걱정이 될 때, 뭔가 궁금할 때, 깜짝 놀랄 때, 하늘을 걷는 것처럼 자신만만할 때, 숨고 싶을 정도로 부끄러운 때 등 다양한 감정들을 주인공의 표정과 그림으로 만나볼 수 있다. 아이와 함께 본다면, 아이 안의 그런 감정이나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발달위원회

자세히 보기
3세 아이 두뇌와 그림책

" 25~36개월, 일상에 관한 이야기, 명확하고 자세한 그림을 좋아한다"

언어발달: 어른과 일상대화 가능, 창의적 말놀이와 수다를 즐긴다.
생후 25~36개월은 정서가 안정되면서 종합적인 사고가 가능할 뿐 아니라 관계를 통한 학습이 이뤄지는 시기로 언어가 급격히 발달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50개 이상의 어휘를 알고 단어를 연결하기 시작한다. 아직은 비유나 상징 등의 개념을 이해하지는 못해 깊은 대화는 어렵지만, 일상생활에 관한 대화를 충분히 할 수 있다. 이 시기 아이들의 머릿속에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덕분에 부모가 생각지도 못한, 적어놓고 싶은 귀여운 말들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다. 초코우유를 보고 ‘캄캄한 우유’라고 하기도 하며 아빠 다리에 난 털을 보고 ‘다리카락’이라고 이름 붙이기도 한다. 말하기를 좋아해 수다스럽기도 하고 말끝마다 “왜? 왜 그런데?”하고 물어보는 일도 많다. ‘그리고’나 ‘그러나’ 등의 접속사를 사용해 문장을 길게 연결할 수도 있다. 상상력도 발달하여 의사놀이와 같은 역할놀이를 즐기기도 한다. 물활론적 사고를 하기 때문에 무생물도 살아 있으며 자신처럼 감정과 의도를 가지고 생각할 수 있다고 여겨서, 꽃이나 새, 바람에게도 친근히 말을 걸며 이야기를 나눈다. 이 시기 아이와 대화할 때 어휘력이 풍부하고 문법 구조가 완전한 문장으로 말하고, 줄거리가 있는 그림책을 많이 읽어줘야 한다. 그림책은 아이가 평소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문장 구조와 어휘를 접할 수 있는 좋은 도구이다.
 
독서발달: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하며, 조금 긴 일상에 관한 이야기를 즐긴다.
이 시기 아이들은 운동발달이 많이 편안해진 상태가 된다. 대근육 발달도 많이 진행되어 어른들처럼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고, 두 발로 껑충거리기도 하고 종종걸음도 칠 수 있다. 멈추지 않고 모퉁이를 돌 수도 있고, 숨바꼭질도 할 수 있다. 미끄럼을 타고, 그네를 타며 세발자전거도 잘 타고, 공차기와 공 던지기도 한다. 소근육도 많이 세밀해져서 생후 30개월이 지나면 연필이나 크레용을 잡고 수평선이나 수직선을 그릴 수 있으며, 그림을 그리려고 끄적거리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아이는 주제를 가지고 그림을 그린다. 직선 긋기나 마구잡이 동그라미 그리기 정도가 고작이던 아이의 그림 실력은 대상의 특징을 잡아 형태가 드러나는 그림을 그리고, 그에 걸맞게 의미를 부여할 줄도 알게 된다. 퍼즐 맞추기를 즐기며 블록이나 장난감을 가지고 잠깐씩 혼자 놀 줄도 알지만, 초보적 역할놀이도 할 줄 알아 함께 노는 것을 좋아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자기중심적 사고가 최고조로 이른다. 모든 사람이 자기처럼 생각하고, 세상을 자기처럼 본다고 여긴다. 때문에 거절당하거나 좌절하면 화를 내고 떼를 쓰는 행동을 자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점차 양심이 생겨서 무엇이 받아들여지고 무엇이 금지되는 지를 확실히 알뿐 아니라, 잘못한 다음에는 어른의 눈치를 살피거나 장롱이나 책상 밑 같은 곳에 들어가 숨기도 한다.
아이들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그림책 내용을 이해한다. 여전히 잘 알고 있는 일상에 관한 이야기를 매우 좋아한다. 이야기는 조금 긴 것이라도 괜찮다. 그림책의 그림은 실물 그대로의 명확한 그림을 좋아하며, 자세하게 그려진 것을 좋아한다. 아이의 실제 경험과 연관 있는 내용의 책을 골라주면 언어와 정서 발달에 도움이 된다. 이 시기에는 그림책의 등장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성향이 강하므로 등장인물의 행동이 바르고 긍정적인 내용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아이는 그림책에 나오는 등장인물과 사이가 좋은 친구처럼 되어서 등장인물의 기분을 이리저리 생각하며 즐긴다.
활동성이 커서 한자리에 앉아 진득하게 책을 읽지 않거나 책장을 여기저기 넘기며 집중하지 못했던 아이들도 그림책 속에서 관심 있는 대상을 발견하면 누구보다 몰입하며 집중한다. 이때는 아이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세심하게 관찰해 그 대상이 등장하는 그림책을 적절하게 제공해 주면 아이의 책 보는 습관이 꾸준하게 지속될 수 있다.
자아인식에 대한 가장 유명한 실험은 발달심리학자 마이클 루이스(Michael Lewis)와 쟌 브룩스건(Jeanne BrooksGunn)의 ‘거울 루즈 검사’이다. 9-24개월 아이 코에 빨간 루즈를 묻히고 거울을 보여줬더니 15개월이 지나지 않은 아이들은 거울 속의 자기 모습에 관심이 없었지만 18-24개월 아이들은 대부분 자신의 코를 만지는 반응을 보였다. 즉, 두 돌이 되면 아이는 주변의 사람이나 물체 등으로부터 자신을 구별할 수 있다. 자아인식을 통해 아이는 두 가지를 깨닫는다. 1) 나는 독립된 존재구나. 2) 세상에는 내 물건이 있구나! “내 거야!”라는 말이 아이들 입에서 술술 쏟아지는 이유다.   


   

적당한 그림책: 말놀이와 수 개념, 사실․체험․지식․정보가 있는 그림책
말놀이를 여전히 즐길 때라 동요도 여전히 좋아한다. 동요는 독서로 이행하는데 중요한 끈이 되므로 생생한 목소리로 리듬을 강조하여 불러주도록 한다. 그림책의 문장은 반드시 제한해야 하는 것은 아니나 두 돌이 막 지난 아이는 3단어 문장 정도로 되어 있는 것을 잘 이해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곰돌이는 신발을 잃어 버렸습니다.’라든가 ‘철수는 문을 열었습니다.’ 식이다. 수학에 대한 관심도 많아져 ‘크다’와 ‘작다’ ‘하나’와 ‘많이’ 등과 같이 크기와 양 등이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는 것을 좋아한다. 다양한 자동차와 공룡을 좋아하면서 종류대로 나누는 것도 수학적 개념인 분류를 알게 되기 때문이다. 이 시기 적당한 그림책으로는 생활그림책, 이야기가 있는 지식정보그림책, 적당하고 밀고 당기는 팝업북, 글 없는 그림책, 수학그림책 등이 있다. 생후 25~36개월 아이는 이전의 아이보다 언어나 인지 수준이 높아 더 많은 다양한 그림책을 볼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너무 새로운 책을 많이 사주지는 마라. 수준이 높아지긴 했지만, 아이는 알고 있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되풀이해 주는 것을 더 좋아한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발달위원회
자세히 보기
  • 이전 10 개 페이지를 불러들입니다.
  • 3 / 7
  • 다음 10 개 페이지를 불러들입니다.
  • 다음 10 개 페이지를 불러들입니다.

[06732] 서울시 서초구 서운로 19 서초월드오피스텔 1606호
  • TEL : 02-3473-7305
  • FAX : 02-3473-7307
  • E-mail : pediatrics@pediatrics.or.kr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사업자등록번호 : 214-82-60210 대표자 : 김한석

Copyright © The Korean Pediatric Societ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