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발열은 체온이 정상보다 높은 상태로 직장 체온 38˚C 이상인 경우로 정의하나 측정 부위, 측정 방법 및 측정 시간에 따라서 그 정상치가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액와 부위의 체온이 37.3˚C 이상일 경우 미열이 있다고 말하며, 38.0˚C 이상의 발열이 있을 때는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39.0˚C 이상의 발열이 있을 때는 고열이 있다고 말한다.
체온은 뇌의 시각 교차 앞 구역이나 시상하부에 위치한 온도에 민감한 신경세포에 의해 조절된다. 이러한 온도 조절기에 영향을 끼치는 물질에는 여러 종류의 사이토카인(cytokine)과 같은 내인 발열원 및 세균 등의 미생물의 분비물과 같이 내인 발열원의 생산을 자극하는 외인 발열원이 있다. 발열이 발생할 수 있는 원인에는 병원성 세균 또는 바이러스 등이 체내에 들어오는 감염성 질환뿐 아니라, 예방 접종 후에도 발생할 수 있다. 드물게는 종양, 류마티스 질환, 염증 질환, 혈액제재 등의 투여, 내분비 질환, 대사 장애 및 유전 질환 등의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열이 발생할 수 있다.
발열이 있을 시는 체내의 산소 소모량, 이산화탄소 발생 및 심박출량을 증가시킬 수 있어서 심장 또는 폐 등의 기저 질환을 가진 환자에서는 이를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5세 미만의 소아에서는 발열에 의해서 열성 경련이 유발될 수 있으며 기저 경련성 질환 환아에서도 경련의 빈도가 증가할 수 있다. 같은 정도의 발열이어도 환아의 연령, 연관된 질환, 면역 상태 등에 따라 심한 세균 감염에 걸릴 위험이 높아 조속한 검진 및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있다.
과거에 건강하였던 소아에게서 발생하는 발열은 바이러스성 감염증에 의한 호흡기 감염 또는 위장관염 등에 의한 경우가 많으며, 특히 바이러스성 질환은 계절 및 지역에 따른 유행 양상이 있어 가족 및 주변에서 비슷한 질환을 앓은 환자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 진단 및 치료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생후 3개월 미만의 신생아에서 발열이 발생하였거나, 3~36개월의 영유아에서 체온 39℃ 이상, 혈액 내 백혈구 수 15,000개/μL 이상, 점상 출혈을 동반한 발열 등의 경우에는 심한 세균 감염증에 의한 가능성이 높으므로 원인균을 밝히기 위한 검사를 시행 후 경험적 항생제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어린 소아에서 특이 동반 증상 없이 발열만 있다면 요로 감염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소변 검사 및 소변배양 검사가 필요하다. 또한 기저 질환이 있거나 및 면역 저하 환자의 경우에는 호발하는 세균, 바이러스 및 진균 감염증의 종류가 다양할 수 있으므로 다방면의 검사 및 적절한 치료가 조기에 필요한 경우가 있다.
발열의 양상만을 가지고 진단을 유추할 수는 없지만, 발열 시 최고 온도 및 발열의 주기와 해열제에 대한 반응 등을 통해 진단적 접근이 용이해 질 수 있으므로 일반 가정에서도 어린 소아가 있을 경우에는 체온계를 준비하여 정확한 체온을 기록하여 담당 의사에게 상의하는 것이 좋다. 단 한 번의 돌발적인 발열은 감염성 질환과의 연관성은 적다. 36℃ 미만의 체온은 심한 패혈증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으나, 더 흔하게는 추위 노출, 갑상선 저하증 또는 해열제의 과량 사용 등이 원인이다.
세균성 감염증에 의한 발열 발생시 항생제를 투여하면 세균은 급속히 제거될 수 있지만, 조직 손상이 광범위하면 염증 반응에 의해 체내의 세균이 다 죽은 후에도 며칠 동안도 발열은 더 지속될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바이러스성 질환에 의한 경우는 적절한 항바이러스제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스스로의 면역 체계에 의하여 감염증을 이겨낼 때까지 발열이 지속될 수 있다.
원인
발열의 원인은 감염, 염증, 종양 및 기타의 네 가지로 나눌 수가 있다. 바이러스감염이나 중이염, 부비동염과 같은 합병증을 동반하지 않은 세균 감염이 소아에서 가장 흔한 발열 및 고열의 원인이다. 소아의 체온은 신경학적으로 정상인 소아라면 주위 환경이 극심한 고온 상태이거나 악성 고열 또는 갑상샘 항진증과 같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42˚C를 넘을 수 없다. 바이러스 감염은 발열이 일주일에 걸쳐서 서서히 좋아지며, 세균 감염은 항생제 치료를 시작하면 신속히 내려간다. 발열이 단 한 번 있는 경우에는 감염 질환과는 연관성이 없고 약물 주입, 수혈 또는 도관 조작 등과 연관성이 있다. 41˚C를 넘는 발열은 central fever이나 악성 고열, 약물에 의한 발열, 일사병 등에 의한 경우일 가능성이 많다.
증상
발열 이외에 다른 증상이 동반되지 않는 경우에서부터 심하게 아파보이는 경우까지 다양하다. 얼굴이 붉어지거나 오한, 보챔, 피곤, 식욕 부진 등을 나타내기도 한다. 발열이 있는 경우 보통 심박수가 함께 증가하지만, 체온 상승 정도에 비해 과다하게 증가하는 경우는 대개 감염 질환이 아니거나 독소가 매개되는 감염 질환인 경우가 있다. 발열이 있어도 심박수가 오히려 느린 경우에는 급성 류마티즘열이나 바이러스 심근염, 감염 심내막염에서 전도장애로 나타날 수가 있으며, 심박수가 같이 증가하지 않는 경우에는 장티푸스나 약물 열이 있다.
진단/검사
자세한 병력 및 과거력을 아는 것이 중요하며 맥박 및 산소를 측정하는 것이 좋다.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자세한 신체 진착을 통하여 원인을 파악할 수 있고, 검사가 필요한 경우는 많지 않다.
치료
발열 발생시 발열의 원인이 되는 질환에 대한 치료와 함께 적절한 해열제를 투여한다. 해열제의 복용은 감염 질환의 자연 경과에 영향을 끼치지 않으므로 특히, 만성 심폐 질환, 대사 질환, 열성 경련의 위험이 있는 환아의 경우에는 보존적 치료로써의 해열제 사용은 중요하다.
흔히 소아에서 사용되는 해열제는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 아스피린(aspirin), 이부프로펜(ibuprofen) 등이 있으며 그 효과는 비슷하다. 하지만 아스피린(aspirin)은 소아 및 청소년에서 라이 증후군(Reye’s syndrome, 의식 소실 등의 뇌증 및 간효소 수치의 상승을 보이는 질환)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권장하고 있지 않다.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은 4시간마다 10~15mg/kg씩 사용하면 큰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으나 장기간 사용하면 신기능 장애가, 대량 복용하면 간기능 장애가 올 수 있다. 이부프로펜(Ibuprofen)은 소화 불량, 위장 출혈, 신장 혈류 감소를 유발할 수 있으며, 드물게 무균 수막염, 간독성, 재생 불량 빈혈 등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과량 복용만 피하면 부작용은 드물다. 또한 미지근한 물로 전신을 닦아줌으로써 열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한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