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에는 전두엽 기능과 추상적 사고력이 급속히 발달하고, 자의식과 독립심이 강해지기 때문에 어른과 논쟁이 많고, 감정뇌의 발달 및 호르몬 변화로 인해 기분 변화가 심해져 짜증이나 우울감 호소도 많은 시기이다. 사춘기 우울증은 성인 우울증과는 양상이 다소 달라 알아차리기 어려울 때가 많아 막연히 ‘중 2병’ 이려니 하고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우울증이 치료되지 않은 채 방치되면 자해나 자살 등의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중 2병’ 과 구분되는 우울증의 증상을 부모가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청소년기 우울증은 반드시 우울한 기분으로 나타나지는 않으며, 오히려 기분의 변덕 및 분노 반응이 심해진다. 너무 많이 자고 많이 먹으며, 무기력, 희망없음, 낮은 자존감의 호소가 많다. 또한, 집중력 장애, 학교 성적 저하, 뚜렷한 의학적 이유 없이 여기 저기 아프다는 신체 증상의 호소로 나타나는 경우도 흔하다. 친구 관계가 위축되거나 혹은 예전과는 다른 부류의 친구들을 만나고, 어른들과의 대화를 단절하기도 하는 등의 인간관계의 변화가 생기기도 한다. 비행이나 일탈행동이 주된 증상인 경우도 있으며, 극심하게는 자해나 자살시도를 하기도 한다.
사춘기에 기분의 동요가 다소 심해지는 것은 사실이나, 지나친 짜증, 수면과 식욕의 변화, 일상생활의 흥미상실, 대인관계가 적어지는 것, 자해, 자살, 규칙 위반 등의 행동문제를 보일 경우는 우울증의 신호로 생각해야 한다. 우울증은 약물 치료 뿐만 아니라, 심리치료, 가족 상담, 스트레스 관리법 등의 심리사회적 접근을 통해 효과적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자살시도의 경우에는 정신과 전문의의 심도 있는 평가와 입원 치료 등의 집중적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김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