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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전기의 말소리

아기들은 태어난 직후부터 소리에 반응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아기는 출생하자마자 배부르고 기분 좋은 상태에서 사람의 목소리나 딸랑이 소리를 내면 반응을 한다. 눈을 깜빡거리거나 가만히 주목하는 듯 보이며 일부 빠른 아기는 소리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기도 한다. 특히 엄마의 목소리에 잘 반응하는데 엄마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울다가 울음을 그치기도 한다. 그러나 엄마 목소리와 다른 소리를 구별하는 것은 생후 한 달이 되어야 가능하다. 아기들은 장난감 소리보다 사람 목소리에 더욱 잘 반응한다고 한다.

아기들이 의미가 있는 말은 아니지만 목소리를 내는 것은 생후 45일부터이다. 아기의 목에서 울음소리가 아닌 다른 소리가 나오게 된다. 이때부터는 부모가 어르면 반응을 잘하고 웃기도 하는데 이 목에서 나는 소리가 길어지고 발전하면서 옹알이라고 하는 '마마', '다다' 같은 자음과 모음이 합쳐진 소리가 되는 것이다. 물론 이때도 의미가 포함된 말은 아니다. 이러한 옹알이가 가장 많고 길어지는 시기가 6개월에서 9개월 사이이다. 이때는 소리 내는데 자신이 붙어 소리도 많이 지르지만 소리도 상당히 크다. 부모가 듣기에도 시끄러울 정도로 소리를 질러댄다. 하지만 아기의 언어발달에 이 시기만큼 중요한 시기도 없다. 그 이유는 이러한 언어전기의 시기는 언어발달의 기초가 되는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언어는 의사소통을 위한 방법이다. 아기가 소리 지르는 것은 요구사항일 수도 있고, 자기 기분의 표시일 수도 있고 어떤 것을 가리키는 것일 수도 있지만 어떻든 아기가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 때 부모는 아기의 소리에 잘 반응하므로써 아기에게 소리에 대한 자신감을 주고 언어발달을 자극시켜야 한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마-마', '다-다'같은 아기들의 소리를 흉내만 내면서 반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해서는 아기에게 큰 도움이 되질 못한다. 그렇게 하는 대신 아기가 말하는 단어를 올바르게 반복해 주어야 한다. 또한 아기가 말하려고 하는 것을 잘 모르더라도 웃어주거나 칭찬해 주어야 한다. 실제로 아기가 의미가 있는 단어를 말할 수 있는 것은 첫돌이 되었을 때 하는 '엄마', '빠빠' 정도이다.

그러나 소리를 지르는 것은 이러한 정상적인 발달이 아닌 다른 것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소리를 지르는 발작이 그것인데 발작이 몸을 비틀거나 눈이 돌아가거나 손발을 까닥거리는 것이 아니라 높은 소리를 지르는 것만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때는 아기가 좀 보채는 양상을 보이며 의식이 없는 경우도 있고 옆에서 어르거나 자극을 주어도 소리 지르는 것에 변화가 없다. 

또 하나 기분이 좋아서 지르는 소리가 아닌 불편을 호소해서 소리를 지르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고성의 소리를 지르고 손발을 바둥거리거나 뻗치는 등 자세가 안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표정이나 다른 몸짓들에서 일상적이지 않은 불안한 것을 읽을 수 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발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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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 지나면서 달라지는 그림책을 대하는 자세

그림책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기만 하던 아이가 어느 순간, 읽어달라며 들고 오는 때가 생긴다. 집에 있는 그림책이란 그림책은 모두 꺼내서 읽어 달라고 하는 일이 부쩍 늘어나고, 앉은 자리에서 읽는 그림책의 권수가 많아진다. 돌이 조금 넘은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 생기고, 그 욕구를 달성하기 위해 엄마를 조른다는 자체가 참으로 신비하고 놀랍다. 50번이고 100번이고 반복하는 기개가 부럽기도 하고, 아이가 꿈을 갖고 훨훨 비상하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 때이기도 하다. 이 때의 아이는 거꾸로 놓은 그림책을 바르게 돌려서 볼 줄도 안다.

보통 13개월 전후로 아이는 그림책을 장난감이 아닌 ‘보고 읽는 것’으로 인식한다. 책을 책인 줄 아는 것이다. 이때부터 아이는 5~6개월 동안, 적극적으로 그림책을 즐긴다. 홀로 책장을 넘기며 그림책 속 인물들과 대화를 하기도 하고, 그들에게 자신의 것을 나눠주기도 한다. 부모는 이 시기 아이에게 그림책은 더 이상 장난감이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가지고 노는 것이 아니라 찢거나 던지지 않고 소중히 다뤄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어야 한다.

돌이 지나면 그림책을 즐기던 아이든 즐기지 않던 아이든 그림책이 장난감이 아니라는 것쯤은 안다. 그런 아이들에게 다시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라고 가르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보다는 찢어진 책장을 테이프로 붙여주고, 안전하게 보관하는 법을 알려줘야 한다. 감성적인 엄마들은 책이 찢어지면 “어머, 책이 다쳤구나. 우리 ○○이가 호~ 해주렴.”하고 아이와 함께 뽀로로 밴드 같은 것을 붙여주기도 한다. 이런 행동이 아이의 발달에 맞는 그림책 대하는 자세라고 할 수 있다. 또 이 시기에는 자신만의 확실한 취향이 서서히 생긴다. 아이에게 자신만의 취향이 생겨서 한 분야의 책만 본다면 부모는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 주되 발달단계에 따른 다양한 분야의 그림책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 두고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림책에 대한 관심이 갑자기 많아질 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부모의 욕심이다. 이 책 저 책 꺼내 와서 읽어달라는 아이를 보면 ‘집에 그림책이 부족한 것 아닌가?’하는 생각에 구입을 자꾸 늘리게 된다. 그런데, 조금만 지나면 그림책에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 암흑기가 오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생후 18개월 정도 되면 아이는 갑자기 잘 보던 그림책들에 관심을 잃는다. 이 때 사놓은 그림책이 아까워 그림책 읽기를 강요하면, 아예 그림책을 싫어하게 될 수도 있다.

18~24개월의 아이는 이전의 아이와 좀 다르다. 혼자 마음대로 걷고 팔 다리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되면서 거의 마음은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상태다. 뭐든 관심이 많고 뭐든 자신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이 시기 아이들은 자아도 생기기 시작해 취향도 생기고 고집도 생긴다. 특히 좋아하는 책이 있고 유난히 관심을 보이지 않는 책도 있다. 남자 아이들은 공룡, 자동차, 기차 등을 좋아하고, 여자 아이들은 인형, 소꿉놀이에 관심이 많다. 맘에 들지 않는 그림책은 한두 페이지 읽고 가버리지만 맘에 드는 그림책은 여러 번 반복해서 본다. 아이의 이런 행동은 발달상 자연스러운 것으로, 특히 좋아하는 그림책이 있다면 그 책을 원하는 만큼 반복해서 읽도록 도와야 한다. 반복해서 읽는 활동은 기억력을 좋아지게 하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18~24개월에도 아이가 그림책을 계속 즐겨본다면, 그보다 좋은 것은 없다. 하지만 보통 이 시기는 그림책과 멀어지는 시기라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좋다. 행동이 자유로워지면서 장난감 놀이 등에 관심이 많아져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 때 부모가 억지로 그림책을 보여주려고 하면 건성으로 본다. 잘못된 그림책 습관이 생기는 것이다. 한 곳에 집중하기에는 아이의 호기심이 너무 크다. 아이가 그림책의 맛을 제대로 아는 것은 만 3~4세나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 시기 아이에게 그림책은, 꼭 보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보고 싶으면 언제나 볼 수 있는 것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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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4개월 아이의 두뇌와 그림책

" 13~24개월, 줄거리가 있는 그림책을 원한다 " 

언어 발달: 정확한 발음을 배우고, 어휘력을 확장해나간다.   
부모들은 생후 7,8개월 무렵 아기가 옹알이를 시작하고 이어서 5~6개월 지나 한 두 단어를 하기 시작하면 말을 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엄밀히 말해서 이 단계는 소리를 구별하고 단어를 구별하는 시기일 뿐 아직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생후 13~18개월은 언어의 의미를 인식하고 그 의미를 확대 적용하기 시작한다. 생후 18개월이 되면 여기 저기 손가락질을 하면서 혼자 중얼거리는 일이 많아지는데, 간혹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하면서 “엄마, 아빠”라고 말해서 부모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 때 아이는 비로소 사물과 대상의 존재, 그 대상이 갖고 있는 성질, 특징 등을 나름의 방식으로 터득하고 기억하기 시작하면서 명명하기의 단계에 들어선다.
생후 12개월이 되면 자연의 색깔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되고, 생후 24개월이 되면 아직 근시이기는 하지만 시력이 약 0.3 정도로 뚜렷해진다. 운동발달도 걸음마 단계를 지나 자신이 관심을 갖는 대상에 마음대로 접근할 수 있을 만큼 발달하여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행동을 많이 한다. 또한 소근육 운동의 발달로 퍼즐이나 블록에 관심을 보이고 익숙한 장난감을 이리 저리 움직이기도 한다. 아이는 ‘나’ 아닌 수많은 대상들에 관심을 보이며 보고, 만지고, 느끼면서 터득하고, 이들의 고유한 성질, 특징을 파악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대상들을 ‘단어’라는 추상적인 형태로 담아둘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적용하려고 노력한다.
    
독서 발달: 줄거리 파악이 가능하며,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만들 줄 안다.  
생후 12개월이 되면 엄지와 검지를 사용해 물건을 잡을 수 있다. 18개월부터는 잡았던 물건을 다시 자유롭게 놓을 수 있어 블록을 쌓고 허무는 일을 즐기며 소근육을 발달시킨다. 생후 24개월이 되어도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약 7분정도이다. 때문에 그림책을 반복해서 보여주는 것은 효과적이지만, 하나의 그림책을 오랜 시간 보게 하는 것은 힘들다. 그림책과 단어의 연결이 서서히 이루어지고 줄거리도 파악하는 시기이므로 사물그림책과 생활그림책 모두 도움이 된다. 눈과 손의 협응력이 향상되고 양손을 자유롭게 움직이므로 아이 혼자서도 그림책을 볼 수도 있다. 그림책은 빨리 넘길 수도 있고 천천히 넘길 수도 있고 도중에 멈출 수도 있으며, 앞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그림책은 능동적으로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TV나 애니메이션 등의 영상매체와는 차별화된다. 아이가 자신의 손을 움직여서 책을 읽어 나가면 그림책의 이야기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적극적으로 이야기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동안 그림만 들여다보던 아기도 생후 12개월이 지나면 그 속에 이야기가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림책을 들여다보며 혼자 중얼거리거나 고갯짓을 한다. 글을 모르더라도 아기들은 생후 18개월 정도만 되면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한다. 문자를 읽을 줄 몰라도 그림만 보고 중얼거리는 것은 바로 ‘그림 보고 이야기 만들기’를 시작했다는 증거이다. 생후 18개월에 아이는 그림책을 통하여 자기를 표현하기 시작한다.

적당한 그림책:  그림이 좋고 정보가 정확한 그림책, 아직은 단순하고 쉬운 그림책
생후 13~24개월 아이는 자연의 색깔을 그대로 볼 수 있을 정도로 시각이 발달하므로 그림책을 고를 때에는 그림이 좋아야 한다. 좋은 그림은 색채가 풍부하고 선명하고 아름다우며 배경, 등장인물의 표정, 동작 등이 동적으로 생생해야 한다. 또한 전해주는 정보가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우며 단순해야 한다. 이 시기의 그림책은 아이의 주변에서 소재를 찾고 이야기를 만든 것이 바람직하다. 아이가 흔히 경험하는 일상생활을 주제로 한 것, 가령 목욕하거나 쇼핑하는 일, 동물원에 놀러간 일 등을 간단한 이야기로 꾸민 그림책이라면 제격이다. 등장인물은 동물이나 친구, 가족들이 좋다. 사물에 대한 그림책은 언어와 사물을 익히게 할 수 있어, 이 시기까지 유용하다. 이 때 그림은 과일, 탈 것, 동물, 식물, 일상생활의 기구, 색깔 등이 크게 세밀화로 그려져 있는 것으로 택한다. 말놀이를 좋아하므로 동요나 동시가 있는 그림책도 고른다. 언어감각의 발달과 정서적 즐거움을 줄 수 있다. 풍부한 색감이 있고, 리듬이 있고 살아있는 언어로 구성된 짧은 동시는 아이에게 기쁨과 행복감을 줄 수 있다.
  걸음마 아기들에게 좋은 그림책은 아이의 신체발달에 적합하고, 좋은 그림책을 만들어내는 저자와 일러스트레이터가 만든 책, 튼튼하며 안전하고 위생을 고려한 책, 재질에 독성이 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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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2개월 아이의 두뇌와 그림책

" 7-12개월, 모국어 듣고, 뚜렷한 그림을 보고 싶어 한다."

언어 발달: 뇌는 모국어로 발달한다. 모국어 자극에 반짝이는 뇌
미국 워싱턴대학교 음성 및 청각학과 교수인 페트리샤 K.쿨(Patricia Kuhl) 박사는 음성발달 분야의 권위자이다. 그녀는 생후 10개월만 지나면 아기의 뇌는 모국어에 맞게 발달하게 되고, 모국어로 발달하게 된다는 것을 밝혔다. 생후 6개월 아기는 자음과 모음을 일정한 간격을 두고 들려주면 일반적인 소음 등에는 반응하지 않지만, 생후 10개월이 지나면 자음과 모음이 들릴 때마다 고개를 돌려 관심을 나타낸다. 소음과 언어를 구분하는 것이다. 생후 8개월까지는 미국 아기나 일본아기나 모두 ‘r’과 ‘l’의 발음 차이를 구분한다. 뇌가 모든 언어에 차별 없이 반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후 10개월이 되면 미국의 아기들은 약 80% 정도는 두 발음의 차이를 구별해 냈지만 일본의 아기들을 그것을 구별하지 못한다. 페트리샤 박사는 일본아기들이 생후 6개월이 지나면서부터 서서히 ‘r’과 ‘l’의 발음 차이를 구별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 이유는 아기들은 부모에게 자주 들었던 모국어 언어에 맞게 뇌의 신경 회로가 형성되면서 다른 능력을 과감하게 포기하기 때문이다. 
아기의 뇌는 자주 접한 자극에 의해 특정한 신경 회로가 만들어지면 뉴런의 효율적인 사용을 위해 자주 쓰이지 않는 신경회로를 과감히 포기한다. 아기의 뇌는 많은 소리 중 용케 모국어를 알아내어 모국어에 맞게 뇌를 발달시킨다. 앞으로 아기의 뇌에 일어날 엄청난 발달의 기초에는 모국어를 알아듣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생후 7~12개월에는 뇌가 모국어에 맞게 구조화하는 시기이다.  따라서 뇌 발달을 돕는 일은 모국어를 많이 들려주는 일이다. 


독서 발달:  그림책은 손, 입, 혀로 만질 수 있는 장난감!
생후 6개월이 지나면 아기는 비교적 정확하게 초점을 맞춘다. 이제는 그림의 선을 뚜렷하게  볼 수 있다. 때문에 윤곽이 뚜렷하지 않은 그림도 잘 볼 수 있다. 생후 6개월이 되면 손과 눈의 협응이 발달하기 때문에 무엇이든지 잡으려고 한다. 이때는 장난감처럼 손으로 만지작거리면서 가지고 놀 수 있는 그림책이 필요하다. 생후 7~12개월 아기의 관심은 입, 혀, 입술 등 구강에 집중되어 있어 빨기, 물기 등을 통하여 입체를 느낀다. 책을 포함하여 손에 잡히는 물건은 모두 입으로 가져가서 확인한다. 당연히 아기에게 주는 그림책은 만지거나 빨아도 유해하지 않아야 한다.
이 시기 아기들은 그림책을 가지고 놀기도 하고 그림책에서 본 것을 일상생활에서 발견하기도 하면서 신기해한다. 끊임없는 호기심으로 주변 사물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행동을 많이 할 때다. 이때는 아기의 웅얼거림에 “냉장고야. 음식을 상하지 않게 넣어놓는 전자제품이지.”식으로 사물의 이름을 또박또박 친절하게 말해주어야 한다. 그림책을 읽을 때에도 그림 속 사물의 이름을 반복적으로 묻기 때문에 흐름이 끊기는 일이 많다. 그림책 줄거리의 흐름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아기의 호기심에 답해주는 것을 우선으로 삼아야 한다. 이 시기 아기에게 그림책 읽기는 친숙한 사물의 이름을 배우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적당한 그림책 :  아기가 주인공인 그림책, 의성어 의태어가 담긴 짧은 그림책 
생후 7~12개월 아기는 파스텔조의 색깔도 볼 줄 알고 작은 물체도 볼 수 있지만 비슷한 물체를 잘 구분하지는 못한다. 색깔이 애매하거나 배경과의 구분이 불분명하고 사물이 너무 작게 그려진 그림책은 피한다. 이 시기의 그림책은 책이라기보다 장난감에 가까우므로 손으로 만지면서 촉각과 시각 발달을 모두 충족시키는 것이 좋다. 감정이입이 되려면 그림책의 주인공이 아기와 비슷하고, 그림도 사실적인 것이 좋다. 언어발달이 중요한 시기이므로 의성어와 의태어를 적절하게 살린 그림책일수록 아기가 좋아한다. 운율감 있고 재미난 표현이 많이 나오는 동요나 동시를 담은 그림책도 적당하다. 7~12개월 아기에게는 이야기책보다는 사물을 분류하고 인지할 수 있는 사물그림책을 선택한다. 한두 마디로 시작해 한 문장을 넘지 않는 한 줄 정도의 글이 담긴 책이면 적당하다. 달과 같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나, 강아지처럼 주변의 동물이 등장하면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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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개월 아이의 두뇌와 그림책

" 언어발달: 생후 1개월 소리 차이 알고, 생후 6개월 모국어 구별한다." 

언어는 인간의 진화과정에서 조물주가 인간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뇌의 신경회로에 심어 놓은 것이다. 그런데, 언어와 관련된 신경회로의 시냅스는 영유아기에 집중적으로 증가하도록 프로그램이 되어 있다. 놀랍게도 아이들은 언어의 복잡한 과정을 태어나서 36개월 만에 다 발달시킨다. 생후 1개월부터 벌써 소리의 차이를 구별하기 시작하며 생후 6개월에는 모국어의 구별능력이 최고조에 이른다. 때문에 0~6개월에는 부모의 사랑과 정성이 담아서 아기에게 많은 말을 해주어야 한다. 특히 0~6개월 아기들은 자장가를 좋아한다. 자장가는 아기에게 행복감을 줄 뿐 아니라 수용언어를 발달시키는 좋은 도구이기도 하다. 아기들은 규칙적이고 조화로운 음을 좋아하는데 부드럽고 달콤한 자장가를 통한 언어적 자극은 아기의 언어발달에도 좋을 뿐 아니라 아기와 정서적 상호작용을 익히는 좋은 기회이다. 아기는 자장가를 통하여 부모의 마음을 느낀다.

독서발달: 생후 3개월, 호기심 자극하는 물체를 유심히 쳐다본다.  
생후 3개월이 지나면 목을 가누기 시작하면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물체를 쳐다보고, 엄마 얼굴이 가까이 있으면 눈, 코, 입 등의 얼굴 윤곽을 희미하게나마 알아볼 수 있다. 이때부터 그림책을 보여주면 감각 발달에 도움이 된다. 뇌과학자들은 생후 3개월부터는 그림책을 보여주라고 권한다. 그림책을 보여주면 시각이 자극되고, 부모의 책 읽는 소리는 청각의 신경회로를 강화시킨다. 물론 초점을 맞추려면 생후 6개월은 지나야 한다. 그 전은 그림책의 그림을 본다고 하더라도 전부 보이는 것이 아니라 뚜렷한 윤곽 주변을 주로 보는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아기의 시각을 고려해서 그려진 그림책, 예를 들어 굵은 선으로 윤곽을 단순하게 처리한 사람의 얼굴, 원색의 색깔, 기하학적 도형 등이 그려진 그림책은, 짧더라도 아기가 집중해서 보게 한다. 또한 보는 것을 좋아하게 만든다. 따라서 20cm 정도 앞에서 단순하게 그려진 초점그림책이나 개념 그림책을 보여주면, 좋은 감각발달의 도구가 될 수 있다. 생후 4~6개월에는 어느 정도 색깔을 구별할 수 있으므로 크고 굵은 선의 원색 그림이 그려져 있는 그림책을 보여줄 수 있다.


적당한 그림책:  굵고 단순한 검은 선의 그림책, 만지면 소리가 나는 그림책 
0~6개월 아기의 그림책은 시각자극을 돕는 ‘초점 그림책’이나 아기나 어린 동물들이 등장하는 ‘사물 그림책’이 좋다. 부모가 아닌 어른이나 판타지가 등장하는 그림책은 아기들이 동일시를 못하기 때문에 별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림책의 형태는 초기에는 다양한 색깔로 이루어진 그림이 아닌, 굵고 단순한 검은색 그림이 좋다. 명암 대비가 분명한 흑백 초점 그림책을 보여주면 시각 발달에 도움이 된다. 모양을 구별하거나 색깔을 인지하지는 못하지만 빨간색 같은 원색은 일찍부터 흥미를 보이기도 한다. 0~6개월에는 시각 자극뿐 아니라 청각을 자극하는 것 역시 중요한데, 바스락바스락 소리가 나는 헝겊책 등을 보여주면 청각을 자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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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력에서 감정조절까지, ‘협업능력’을 높이다

애착이 왜 협업능력이 될까? 
애착이 잘 형성되면 아이는 안정된 애착을 토대로 주위환경을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사물을 이해하고 다루는 기술을 배우며, 점차 자신에 대한 유능감을 느끼게 된다. 발달 측면에서도 안정된 애착관계를 형성한 아이는 불안한 애착을 형성한 아이보다 발달이 우월하다. 도구 사용이나 문제 해결 상황에서도 더 열정이 있고, 끈기가 있으며, 다른 사람의 지시를 더 잘 따르며, 좌절도 적다. ‘애착’이라는 단어를 처음 정의한 영국의 소아건강의학자 존 보울비(John Bowlby)는 영아기에 부모와 안정된 정신적 유대를 이루면 이후에 타인과 정서적 유대를 형성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안정된 애착은 정서의 안정성, 자신감, 신뢰감, 협동심 및 타인을 도우려는 태도로 발달하게 된다고 보았다.

감정의 뇌인 변연계는 생후 8주 무렵부터 활발하게 발달하기 시작하는데, 아기는 이 덕분에 생후 3개월에는 쾌와 불쾌를 인식하고, 생후 5~6개월경에는 불쾌라는 정서를 분노, 혐오, 두려움으로 나눠서 인식할 수 있다. 생후 12개월경에는 쾌라는 정서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뤘을 때의 만족감, 고무된 느낌, 성인에 대한 애정 등으로 나눠서 인식할 수 있다. 이러한 정서분화는 아이의 뇌, 특히 변연계가 발달하면서 일어난다. 이후 생후 18개월쯤에는 또래나 동생, 형과 같은 아이에 대한 애정, 질투 등의 감정을 느끼게 되고, 생후 24개월에는 진정한 기쁨이나 즐거움 등을 알게 된다. 뇌 인지발달의 정도에 따라 아이가 표현하는 감정의 디테일도 달라진다. 생후 6개월 아이가 내는 화와 생후 12개월 아이가 내는 화는 표현방식이 다르다. 생후 6개월은 닥치는 대로 짜증을 내고 악을 쓰고 우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12개월은 자신의 화를 일으킨 사물이나 대상에게 직접 화를 낸다.

정서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은, 아이가 거울이나 사진 속에 자신을 알아볼 수 있을 때부터 가능하다. 이 때 비로소 부끄러움, 죄책감, 부러움 등 조금은 복잡한 정서를 표현하게 된다. 물론 생후 6개월 때도 다른 사람의 정서를 이해하기는 한다. 주로 부모의 얼굴표정을 보고 부모의 감정을 구분한다. 생후 10~12개월경에는 다른 사람의 표정을 참고하여 자신이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지를 판단하기도 한다. 첫 말이 터지는 생후 18개월에서 36개월 사이, 자신의 정서를 드디어 언어로 표현하기 시작한다. 만 3~4세경에는 정서의 원인과 결과를 말로 표현할 수 있으며, 그에 맞는 행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친구가 화난 이유가 자신이 장난감을 나눠 갖지 않아서라는 것을 알고, 동생을 달래기 위해서 자신이 들고 있는 사탕을 줄줄도 안다. 만 4~5세 경이 되면, 또래가 어떤 정서를 갖게 된 것이 왜일지 추측하는 것도 가능해지는데, 아직은 또래의 마음이나 기분, 동기 등을 세세히 보지는 못한다. 주로 겉으로 보이는 단서들을 재료로 삼는다.

아이는 변연계가 발달함에 따라 감정을 처리하고 조절하는 것을 배워간다. 이 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이와 부모와의 상호작용이다. 미소 짓는 아기에게 눈을 맞추고 미소로 대답해주고, 울면 달려가 안아주고 토닥여주고, 시도 때도 없이 얼러주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의 따뜻한 상호작용으로 아이는 새롭게 알게 되는 감정의 조절과 처리를 하나하나 익히면서 변연계를 계속 발달시켜나간다. 이 과정은 사춘기까지도 계속된다. 특히 ‘사회적 친밀감’이라는 정서는 생후 18개월까지가 감수성기다. 생후 18개월까지 긍정적인 사회적 경험을 하지 못한 아이는 타인과 친밀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때문에 생후 18개월 전의 부모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더욱 중요하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생후 3주에서 6주 사이에 어미와 충분한 상호작용을 가졌던 새끼 원숭이들은 이후에 격리되더라도 감정의 발달에 큰 문제가 없었던 반면에, 충분한 상호작용이 없었던 새끼 원숭이들은 감정의 발달에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결정적 시기에 적절한 상호작용이 결핍되면 변연계의 정상적인 발달이 왜곡되기 때문이다. 뇌과학자들은 인간의 경우, 그 결정적인 시기로 아주 중요한 때를 생후 첫 1년까지로 보며, 3세까지도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그런데 이 시기는 변연계의 감정을 처리하는 부위가 발달하는 시기와도 일치한다.
   
아이가 ‘나는 부모에게 항상 사랑받고 보호받고 있어.’, ‘언제 어디서든 내 뒤에는 든든한 부모가 있어.’라고 느끼는 애착이 잘 형성되어 있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하지만, 정서가 잘 발달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
그림. 정서의 뇌

그림책으로 다양한 감정을 경험, 이것이 ‘협업능력 훈련’
" 숲 속의 토끼와 곰은 아주 사이좋은 친구였다. 둘은 어느 날 싸우게 되었다. 둘 다 ‘내가 먼저 미안하다고 말해야 하나?’ 고민되는 상황, 하지만 화가 난 곰은 주먹을 꼭 쥐고는 뒤돌아서며 미안하다는 말은 절대 안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지만 곰은 어쩐지 마음이 찜찜했다. 낚시를 하러가서도, 딸기를 딸 때도 ‘지금 미안하다는 말을 하러 가야 할까?’ 생각뿐이다. 곰은 기분을 바꿔볼까 해서 가장 좋아하는 민들레차를 마셔보지만, 웬일로 맛이 없다. 곰은 용기를 내어 토끼를 찾아갔다. 그런데, 토끼는 이렇게 고민하고 있는 자신의 마음도 모르고, 다람쥐랑 재미있게 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곰은 기분이 더 나빠져 토끼와 싸운 일 따위는 잊고 맛있는 잼이나 만들기로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기분이 나아질지를 몰랐다. 저녁놀로 온통 세상이 빨갛게 된 저녁, 곰은 다시 토끼에게 찾아가 ‘미안하다’고 말한다. 토끼는 자신이 더 미안하다고 하며 둘은 화해를 했다. 비로소 곰은 마음이 편해졌고, 웃을 수 있었다."

그림책「너랑 절대 말 안 해(가사이 마리 / 북뱅크)」의 줄거리다. 어른이나 아이나 싸움을 하고 나면, 마음이 편하지 않다. 용기를 내서 미안하다는 말을 하기가 쉽지가 않다. 하지만 화해를 미루면 미룰수록 마음은 더 불편해진다. 이 그림책에는 마음이 주인공의 행동과 에피소드에 잘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마음이 편해지는지도 동물을 의인화하여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아이가 친구와 싸우고 들어온 상황, “싸우니까 기분 좋아? 안 좋지? 안 좋잖아. 그러니까 빨리 가서 사과해.”라고 윽박지르는 것보다 이런 그림책 하나 읽어주는 것이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를 더 잘 가르쳐 줄 수 있다.


그림책은 자신과 똑같은 감정으로 씨름하고 있는 이야기 속 주인공과 동일시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는 아이의 마음속에 생생한 그림을 그리고 자신의 감정과 정서에 대해 알게 한다. 그 감정이나 정서가 너무 강렬하고 고통스러운 것이라도 그림책에서라면 아이는 도망가지 않고 그러한 감정들에 오래 머물러 있을 수 있다. 그림책의 은유적인 이미지는 아이가 다양한 감정들을 안전한 거리에서 두고 바라볼 수 있도록 한다. 그런 간접 경험을 통해서 자신이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다룰 수 있게 된다.

아이들은 기쁨, 슬픔 등을 느낀다. 그런데, 어느 것이 기쁨인지 슬픔인지 혐오감인지 이름 붙이지는 못한다. 우리가 최초로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것은,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반응을 통해서이다. 부모가 그 모든 감정을 보여주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 때 그림책 속 주인공의 반응이나 행동, 상황설정 등이 좋은 재료가 된다. 그런데, 정서가 발달하려면 다양한 감정의 이름을 알아야 하기도 하지만, 본인이 직접 느끼기도 해야 한다. 그림책은 감정이입과 공감의 기회도 제공한다. 그림책에는 사랑, 기쁨, 슬픔 등의 정서가 담겨있다. 아이들은 행동만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등장인물이 겪는 감정적 변화도 따라한다. 그림책 속 아이가 울고 있다면, 아이는 우는 흉내를 내며 그림책 속 아이가 화를 내고 있다면, 아이도 화난 표정을 짓는다. 아이는 그림책의 내용뿐 아니라 스토리에 감정을 이입하기도 한다. 아이는 그림책을 읽다가 크게 울기도 하는데 읽어줄 때마다 같은 장면에서 눈물을 흘린다. 또한 그림책에 주인공의 위기상황이 있을 경우에 문제가 해결되면 그 극적인 긴장과 해소의 감정적 순환을 맛보기 위하여 그 장면만 반복하여 읽어달라고 하기도 한다.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따라도 해보고, 흠뻑 젖어도 보면서, 아이의 정서는 발달해간다.

요즘 큰 아이들을 보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때, “짱나.”, “헐”, “대박”, “귀찮아.”라는 말을 많이 쓴다. 그 안에는 엄청 서운한 마음도 있고, 당황스러운 마음도 있고, 기분이 너무 좋은 마음도 있고, 견디기 힘든 마음도 있고, 불편한 마음도 있고, 다행스러운 마음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마음도 있다. 그런데,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느끼지도, 표현하지도, 설명하지도 못한다. 그러니 처리하지도 조절하지도 못한다. 감정을 조절하려면, 있는 그대로 느끼는 것부터 되어야 한다. 자기 안에 있는 감정을 알아야, 인정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고, 처리하고 조절할 수 있다. 

그림책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들이 말해주는 다양한 감정들이 있다. 그림과 글로 느껴지는 그림책 속 언어에는 똑같은 행복, 두려움, 슬픔, 즐거움, 화라도 그것이 한 가지 종류가 아니다. 같은 행복이라도, 화라도 상황에 따라서 단계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기분을 말해봐!(앤서니브라운 / 웅진주니어)」는 첫 장부터 아이에게 감정에 대해서 말을 건다. ‘기분이 어때?’로 시작한 이 그림책은 아이가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에 대해서 설명하고 그것을 이해하고 건강하게 표현할 수 있게 돕는다. 글과 그림을 통해서 감정의 느낌을 전달한다. 주인공인 아기 고릴라가 ‘다 재미없어’라고 말할 때는 펼쳐진 두 장의 그림이 모두 흑백이다. ‘가끔은 세상에 나 혼자만 있는 것 같아.’라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커다란 면에 슬픈 표정의 주인공이 아주 작게 그려져 있다. 이 외에도 폴짝폴짝 뛰어오르고 싶을 정도로 행복한 때,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날 것 같이 슬픈 때, 머리끝까지 화가 날 때, 혼날까봐 걱정이 될 때, 뭔가 궁금할 때, 깜짝 놀랄 때, 하늘을 걷는 것처럼 자신만만할 때, 숨고 싶을 정도로 부끄러운 때 등 다양한 감정들을 주인공의 표정과 그림으로 만나볼 수 있다. 아이와 함께 본다면, 아이 안의 그런 감정이나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발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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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 아이 두뇌와 그림책

" 25~36개월, 일상에 관한 이야기, 명확하고 자세한 그림을 좋아한다"

언어발달: 어른과 일상대화 가능, 창의적 말놀이와 수다를 즐긴다.
생후 25~36개월은 정서가 안정되면서 종합적인 사고가 가능할 뿐 아니라 관계를 통한 학습이 이뤄지는 시기로 언어가 급격히 발달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50개 이상의 어휘를 알고 단어를 연결하기 시작한다. 아직은 비유나 상징 등의 개념을 이해하지는 못해 깊은 대화는 어렵지만, 일상생활에 관한 대화를 충분히 할 수 있다. 이 시기 아이들의 머릿속에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덕분에 부모가 생각지도 못한, 적어놓고 싶은 귀여운 말들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다. 초코우유를 보고 ‘캄캄한 우유’라고 하기도 하며 아빠 다리에 난 털을 보고 ‘다리카락’이라고 이름 붙이기도 한다. 말하기를 좋아해 수다스럽기도 하고 말끝마다 “왜? 왜 그런데?”하고 물어보는 일도 많다. ‘그리고’나 ‘그러나’ 등의 접속사를 사용해 문장을 길게 연결할 수도 있다. 상상력도 발달하여 의사놀이와 같은 역할놀이를 즐기기도 한다. 물활론적 사고를 하기 때문에 무생물도 살아 있으며 자신처럼 감정과 의도를 가지고 생각할 수 있다고 여겨서, 꽃이나 새, 바람에게도 친근히 말을 걸며 이야기를 나눈다. 이 시기 아이와 대화할 때 어휘력이 풍부하고 문법 구조가 완전한 문장으로 말하고, 줄거리가 있는 그림책을 많이 읽어줘야 한다. 그림책은 아이가 평소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문장 구조와 어휘를 접할 수 있는 좋은 도구이다.
 
독서발달: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하며, 조금 긴 일상에 관한 이야기를 즐긴다.
이 시기 아이들은 운동발달이 많이 편안해진 상태가 된다. 대근육 발달도 많이 진행되어 어른들처럼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고, 두 발로 껑충거리기도 하고 종종걸음도 칠 수 있다. 멈추지 않고 모퉁이를 돌 수도 있고, 숨바꼭질도 할 수 있다. 미끄럼을 타고, 그네를 타며 세발자전거도 잘 타고, 공차기와 공 던지기도 한다. 소근육도 많이 세밀해져서 생후 30개월이 지나면 연필이나 크레용을 잡고 수평선이나 수직선을 그릴 수 있으며, 그림을 그리려고 끄적거리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아이는 주제를 가지고 그림을 그린다. 직선 긋기나 마구잡이 동그라미 그리기 정도가 고작이던 아이의 그림 실력은 대상의 특징을 잡아 형태가 드러나는 그림을 그리고, 그에 걸맞게 의미를 부여할 줄도 알게 된다. 퍼즐 맞추기를 즐기며 블록이나 장난감을 가지고 잠깐씩 혼자 놀 줄도 알지만, 초보적 역할놀이도 할 줄 알아 함께 노는 것을 좋아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자기중심적 사고가 최고조로 이른다. 모든 사람이 자기처럼 생각하고, 세상을 자기처럼 본다고 여긴다. 때문에 거절당하거나 좌절하면 화를 내고 떼를 쓰는 행동을 자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점차 양심이 생겨서 무엇이 받아들여지고 무엇이 금지되는 지를 확실히 알뿐 아니라, 잘못한 다음에는 어른의 눈치를 살피거나 장롱이나 책상 밑 같은 곳에 들어가 숨기도 한다.
아이들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그림책 내용을 이해한다. 여전히 잘 알고 있는 일상에 관한 이야기를 매우 좋아한다. 이야기는 조금 긴 것이라도 괜찮다. 그림책의 그림은 실물 그대로의 명확한 그림을 좋아하며, 자세하게 그려진 것을 좋아한다. 아이의 실제 경험과 연관 있는 내용의 책을 골라주면 언어와 정서 발달에 도움이 된다. 이 시기에는 그림책의 등장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성향이 강하므로 등장인물의 행동이 바르고 긍정적인 내용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아이는 그림책에 나오는 등장인물과 사이가 좋은 친구처럼 되어서 등장인물의 기분을 이리저리 생각하며 즐긴다.
활동성이 커서 한자리에 앉아 진득하게 책을 읽지 않거나 책장을 여기저기 넘기며 집중하지 못했던 아이들도 그림책 속에서 관심 있는 대상을 발견하면 누구보다 몰입하며 집중한다. 이때는 아이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세심하게 관찰해 그 대상이 등장하는 그림책을 적절하게 제공해 주면 아이의 책 보는 습관이 꾸준하게 지속될 수 있다.
자아인식에 대한 가장 유명한 실험은 발달심리학자 마이클 루이스(Michael Lewis)와 쟌 브룩스건(Jeanne BrooksGunn)의 ‘거울 루즈 검사’이다. 9-24개월 아이 코에 빨간 루즈를 묻히고 거울을 보여줬더니 15개월이 지나지 않은 아이들은 거울 속의 자기 모습에 관심이 없었지만 18-24개월 아이들은 대부분 자신의 코를 만지는 반응을 보였다. 즉, 두 돌이 되면 아이는 주변의 사람이나 물체 등으로부터 자신을 구별할 수 있다. 자아인식을 통해 아이는 두 가지를 깨닫는다. 1) 나는 독립된 존재구나. 2) 세상에는 내 물건이 있구나! “내 거야!”라는 말이 아이들 입에서 술술 쏟아지는 이유다.   


   

적당한 그림책: 말놀이와 수 개념, 사실․체험․지식․정보가 있는 그림책
말놀이를 여전히 즐길 때라 동요도 여전히 좋아한다. 동요는 독서로 이행하는데 중요한 끈이 되므로 생생한 목소리로 리듬을 강조하여 불러주도록 한다. 그림책의 문장은 반드시 제한해야 하는 것은 아니나 두 돌이 막 지난 아이는 3단어 문장 정도로 되어 있는 것을 잘 이해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곰돌이는 신발을 잃어 버렸습니다.’라든가 ‘철수는 문을 열었습니다.’ 식이다. 수학에 대한 관심도 많아져 ‘크다’와 ‘작다’ ‘하나’와 ‘많이’ 등과 같이 크기와 양 등이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는 것을 좋아한다. 다양한 자동차와 공룡을 좋아하면서 종류대로 나누는 것도 수학적 개념인 분류를 알게 되기 때문이다. 이 시기 적당한 그림책으로는 생활그림책, 이야기가 있는 지식정보그림책, 적당하고 밀고 당기는 팝업북, 글 없는 그림책, 수학그림책 등이 있다. 생후 25~36개월 아이는 이전의 아이보다 언어나 인지 수준이 높아 더 많은 다양한 그림책을 볼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너무 새로운 책을 많이 사주지는 마라. 수준이 높아지긴 했지만, 아이는 알고 있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되풀이해 주는 것을 더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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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 아이 두뇌와 그림책

" 37~48개월, 자연현상, 글자 등으로 관심 확대된다."

언어발달: ‘어떻게’, ‘왜’를 달고 산다.
생후 37~48개월 아이는 200개 정도의 어휘를 알고 부모의 말을 60~80% 이해한다. 4~5개 단어로 된 문장을 말하고 질문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언어력이 발달한다. 기억력의 발달과 함께 언어 표현력도 좋아지기 때문에 기억한 것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 이 시기 아이들은 온 세상이 궁금하다. 온통 ‘어떻게’나 ‘왜’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아이는 그것을 해결하고 싶어 끊임없이 질문을 해댄다. 아이는 물어보고 싶은 것, 자세히 알고 싶은 것이 많다. 부모에게는 평범하게 보이는 것도 아이에게는 새롭고 놀라운 세상이다. 아이의 질문에는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적극적으로 답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의욕이 꺾이지 않는다.

이 시기는 독립심도 강해지고, 뭐든 스스로 하는 것을 좋아하고 하려고 한다. 혼자 세수를 하고, 혼자 양치질을 하고, 혼자 옷을 입으며, 숟가락과 젓가락을 사용해 밥을 먹으려고 한다. 부모는 아이가 잘 하지 못하더라도 기다려주고 격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후 37~48개월은 ‘질서의 시기’이기도 하다. 부모에게 인정받는 것을 좋아해서 장난감을 정리하고, 정해놓은 규칙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부모의 동의를 구하려고 하고 부모를 즐겁게 하고 웃게 하는 것을 즐긴다.

독서발달: 일상생활에 관련된 이야기는 기본, 상상이야기도 즐긴다
아이는 일상생활과 관련된 이야기를 여전히 좋아하지만 점점 상상이야기도 즐길 수 있다. 그렇지만 아이는 주위 세계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므로 사실과 상상의 구별이 아직 서투르다. 생후 37~48개월 아이는 갑자기 늘어난 상상력을 주체하지 못하고, 현실과 상상을 혼동하여 방에 괴물이 있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아이의 상상력 발휘는 생후 72개월까지 계속되는데, 곧 아이의 뇌 발달이 사물을 예민하게 구별하고 현실과 환상이 다름을 알게 하므로 지금 현실과 상상을 혼동한다고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이 시기는 배겟머리 그림책이 중요하다. 배겟머리 그림책은 읽어주는 것을 듣기만 해도 이야기를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택하고, 동요나 동시가 들어 있는 것을 골라도 좋다. 익숙한 이야기가 있고 의성어와 의태어가 풍부한 그림책은 아이를 쉽게 잠들게 한다. 괴테는 48개월 이전에 엄마를 통해 많은 전래동화와 동시를 들었다고 한다. 괴테의 엄마는 더 이상 읽어줄 책이 없어지자, 괴테가 엄마에게 이야기 들려주는 독서놀이를 시작하였다. 그동안 엄마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괴테가 엄마에게 들려주었는데 매우 정확하고도 완벽한 스토리를 재현했다고 한다.


적당한 그림책: 신체, 색과 수, 비교, 글자, 자연현상 등의 그림책
이제는 이야기가 있는 그림책을 본격적으로 보여주자. 처음에는 아이의 주변 생활과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로 구성된 그림책을 고르고, 자기 몸에 관심이 많으므로 신체에 관한 그림책을 읽어주면 자신을 인식하고 자존감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색과 수, 닮은 것과 다른 것 등 개념에 관한 것을 다루고 있는 수학그림책에도 흥미를 가진다. 잘 알고 있는 자연현상을 담은 그림책도 즐겨 볼 수 있다. 나비를 본 적이 있다면 애벌레가 나비로 성장하는 과정을 묘사한 그림책을 좋아할 것이다. 37~48개월 아이는 자연을 아주 세세하게 묘사한 그림책을 좋아한다. 글자에도 흥미를 갖기 시작한다. 책 속의 글자가, 입말로 사용하는 단어와 관계있다는 사실을 알기 시작한다. 나아가 특정한 글자가 특정한 소리를 나타낸다는 사실도 알게 되어 언어그림책도 필요하다.
4-5세부터 읽은 그림책, 그러니까 복잡하고 상징적이며 축약적인 그림책을 통해 아이의 ‘감’은 발달된다. 지금이야 우습게 보이겠지만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만 되어도 그 ‘감’이 얼마나 중요한지 체감할 수 있다. 문제를 읽고 정담을 맞히는 과정 자체가 바로 ‘감’에서 시작되니까.
주변 사례를 살펴보면 남자아이는 사진을, 여자아이는 세밀화를 좋아한다. 가령 남자아이는 ‘엄마, 잠자리가 다른 잠자리 머리를 뜯어먹고 있어“라고 경쾌하게 말하지만 여자아이들은 징그럽다면서 책장을 덮는다. 당연히 자연관찰책은 엄마의 기호보다 아이의 반응을 먼저 살펴야 한다. 도서관에서 몇 권의 자연관찰책을 보여주고 확인하라. 아이의 눈이 커지는지 아니면 눈을 질끈 감는지.
세상의 모든 아이들인 곤충학자 파브르를 지망하는 것은 아니다. 보통 남자아이들은 공룡, 사마귀, 사자, 악어, 호랑이 편을 좋아하고, 여자아이들은 장미, 딸기, 강아지, 고양이 편을 사랑한다. 자연관찰책은 무엇인지 궁금할 때마다 꺼내보는 참고서에 가깝다. 산책을 하다고, 동물원에 갔다가, 창작동화를 읽다가 궁금한 동식물이 나오면 그대 연결해서 보면 충분하다. 아이가 저 많은 자연관찰책을 보면 좋겠다고? 현실에서 동식물을 다양하게 접할수록 책장을 펴는 횟수도 늘어난다.
자연관찰책은 영역별로 책을 구비해놓으면 아이가 연계해서 읽을 수 있다. 아이가 산책을 하다가 어떤 곤충을 봤다면 곤충의 한 살이가 담긴 자연관찰책을 읽은 다음에 파브르에 대한 인물책을 연결해서 읽을 수 있다. 단행본이 한 권에 알찬 내용을 가득 담는다면 전집은 다양하고 체계적인 구성에서 앞선다. 과학그림책, 수확그림책, 백과사전, 자연관찰과 같은 학습적 욕구가 강한 영역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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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는 ‘언어그림책’

요즈음 우리나라에도 어휘발달 그림책이라는 것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특히 모국어를 체계적으로 늘려준다는 교육적 목적으로 연령별 아이가 익혀야 할 어휘를 체계적으로 구성한 책이 있는가 하면 우리나라 고유의 생활과 물건을 소재로 모국어를 늘려주는 그림책들도 등장한다. 하지만, 그림책을 읽어주는 전체적인 행위가 아이의 언어발달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이지, 어휘발달에 좋은 그림책을 골라 읽어야 언어발달에 유리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그림책이라면 어떤 종류이건 그림이 좋아야 하고, 스토리가 재미있어야 하고, 아이의 흥미를 끄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부모가 읽어줄 때 즐거움을 주고 기쁨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아이에게 즐거움과 기쁨을 주지 않는 그림책은 아무리 언어발달에 좋고 교육적이라고 하더라도 아무 소용이 없다.

4세 아이들은 한글 맛을 알게 되어 읽어주면 귀를 기울이는 행동을 한다. 그림책의 앞장과 뒷장의 그림을 연결하며 보고 듣는다. 언어지능이 높은 편인 아이들은 4세가 되면 문자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는데, 스스로 책을 찾아 읽으면서 글자를 손으로 짚으며 발음하는 법을 불어보기도 한다. 이 때 한글을 자음과 모음으로 배울 수 있는 그림책을 보여주면, 한글을 좀 더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기는 하다. 하지만 준비가 안 된 아이에게 ㄱ, ㄴ, ㄷ 를 가르치는 것은 한글을 더 어렵게 한다. 보통의 한글을 파닉스로 배울 수 있는 나이는 만 5~6세이다. 그 전에는 그림책을 많이 읽어주고 보여주는 것으로 한글공부가 족하다.

한글 공부에서 가장 배려해야 할 것은 아이의 취향이다. 순서에 대한 개념이 생기고 다른 사람의 감정도 공감할 수 있기 때문에 어휘가 풍부하고 이야기 구성이 탄탄한 그림책을 좋아한다.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 재미있는 단어, 새로운 단어를 익힐 수 있는 골라주면 된다. 시는 사물을 함축적, 감성적으로 표현한다. 따라서 동요 동시 그림책을 많이 읽은 아이들은 작은 사물을 깊이 있게 보고, 그 본질을 감성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알게 된다. 좋은 시에 음악을 붙인 그림책을 보여주는 것도 좋다. 이 시기는 이 모든 것이 ‘언어그림책’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가 한글을 공부할 준비가 충분히 되었다고 생각되면, 책상에 앉힐 생각을 하지 말고, 아이 눈에 보이는 흔한 글자들을 먼저 인지하도록 한다. 길거리에서 만난 ‘멈춤 표시판’, 과자봉지, 아이의 이름, 가족이나 유치원 친구들의 이름 등을 먼저 알게 하자. 대부분의 아이들은 지하철에서 표시된 ‘출구’나 매일 마시는 팩의 ‘우유’와 같이 아주 친숙한 단어나 자기 이름의 첫 글자 모양을 인지하고 있다. 아이들은 우선 문장 안에서 무엇이 단어인지 인지한 다음, 단어 안에 있는 음절(예, 하-늘)을 인지하고 마지막으로 단어 안에서 음소가 나눠질 수 있다는 사실(예, ㅎ ㅏ ㄴ ㅡ ㄹ)을 서서히 인지해 나간다. 아이들이 자주 부르는 동요 안에서도 이런 인지는 이루어진다. 동요 안에는 두운, 각운, 반복 등으로 음소나 음절을 알게 하는데 도움을 두는 것이 많다. 따라서 ‘한글’을 가르치고 싶다면, 이 나이에는 학습지를 시킬 것이 아니라 친근한 단어를 많이 보고 듣게 하고 부르게 하는 것이 좋다.

사실, 한글은 되도록 천천히 익힐 때 긍정적인 면이 더 많다. 글을 안 아이들은 자꾸 그림보다는 글을 읽으려 하기 때문에 그림책의 그림이 주는 혜택을 받기가 어렵다. 글을 모르는 아이들은 그림을 더 유심히 보고 엄마 아빠 목소리에 더욱 집중한다. 나는 한글은 그림책을 보다가 저절로 익혀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림책을 많이 읽다가 한글을 읽힌 아이들은 자신의 인지발달과 언어발달의 속도에 따라 한글을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림책을 통해 이미 아름다운 문장들에 익숙해진 상태라 글쓰기가 창의적이고, 풍부한 어휘를 구사할 수 있다. 관찰력이며 상상력도 뛰어난 편이며 그림에 대한 심미안을 갖게 되는 것도 물론이다.

짧은 동시나 노래를 부르듯 한글 자음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그림책으로는 「기차 ㄱㄴㄷ (박은영/ 비룡소)」가 있다. ‘기다란 기차가 나무 옆을 지나 다리를 건너 랄랄랄 노래를 부르며’ 식의 글이 펼쳐지며 ㄱ, ㄴ, ㄷ 이 순서대로 등장한다. 한 장씩 넘기면 글의 한 문장씩이 연결되는데, 리듬감이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기차가 지나가는 풍경이 묘사한 그림도 탁월하다. 이런 그림책을 읽어줄 때는, 반드시 ㄱ, ㄴ, ㄷ를 가르치겠다는 생각보다는 그저 호기심 정도를 유발한다는 정도로 생각해야 한다. ‘ㄱ’을 가르치며, “이게 ㄱ이야. 기차에서는 이렇게 쓰였네.”라는 말은 하지 말자 1. 다른 그림책 읽듯 아이와 같이 보며 그림을 보며 재미있게 리듬을 타며 읽고, 아이가 물을 때 대답해주는 식으로만 한다. 부모가 목적을 가지면, 아이가 부담을 느끼고, 아이가 부담을 느끼면 제대로 알기도 전에 반감부터 생길 수 있다.

「까맣고 하얀 게 무엇일까요? (베뜨르 호라체크/ 시공주니어)」는 대조가 되는 짧은 문장들이 등장한다. ‘밤은 까맣고, 눈은 하얗다. 고양이는 까맣고, 우유는 하얗다. 까마귀는 까맣고, 거위는 하얗다. 까맣고 하얀 건 얼룩말이다.’ 부모가 읽어줄 때는 두 돌전부터 활용해도 좋다. 이렇게 글 밥이 적은 그림책은 아이가 한글을 한 두 글자씩 알아보고 스스로 읽어싶어할 때 유용하다. 아이가 글을 몰라도 쉽게 외워서 읽을 수도 있고, 글을 읽는 재미를 느끼고 싶을 때는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꼬리야 넌 뭘 했니? (여을환 글․ 윤지 그림/ 길벗어린이)」 는 작가가 여우 꼬리가 꼬부라지게 된 이유를 엉뚱하게 상상해본 이야기다. 개를 주려고 산 살코기를 물고 달아난 여우는, 기분이 좋아 자신의 코, 귀, 주둥이, 눈, 발 등에게 각각 무슨 일을 했는지 묻는다. 아이와 같이 이 그림책처럼 잘 아는 동물이나 사물이 그렇게 생긴 이유에 대해서 엉뚱한 상상을 해보면서 말놀이를 즐길 수 있는 그림책이다.「꼬마 미술관 (그레구와르 솔로타레프, 알랭르쏘 구성/ 물구나무)」는 멋진 명화를 보면서 한글을 배우도록 구성되어 있다. 한글을 배우기 시작해서 글을 좀 아이라면 간단하게 단어를 읽어보는 놀이를 할 수 있는 그림책이다. 아직 한글을 모르는 아이라면, 부모와 아이가 서로 그림을 보면서 떠오르는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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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 아이 두뇌와 그림책

" 49~60개월, 직접 읽어보려는 욕구가 강해진다."

언어 발달:  쓰거나 읽거나 글자에 관심이 많아진다.
49~60개월에는 ‘ㄱ, ㄴ, ㄷ’ 문자 교육이 가능한 시기다. 많은 단어를 알고 있고, 상황에 맞게 사용할 줄을 안다. 가끔 누군가에게 책을 읽어주고 싶어 하고, 뭔가를 읽을 때는 그것이 맞던 맞지 않던 조금 흥분한다. 자석 글자나 글자 퍼즐 등, 글자 놀이를 즐기고, 빠른 아이 중에는 자기 이름을 제법 잘 쓰기도 한다. 자기가 그린 그림을 설명할 때, 생일 카드를 쓸 때, 일기를 쓸 때, 장을 보러갈 때 등 다양한 목적의 쓰기 행동이 있다는 것을 안다. 가끔 글자를 물어보는 행동을 한다. 그림책을 보면서 특정한 글자를 손으로 가리키는 행동을 하기도 하는데, 그때는 함께 글자 찾는 놀이를 하는 것도 괜찮다.

한 연구에 의하면 49~60개월에는 매일 듣는 단어 수의 차이가 가정에 따라 매우 심하다고 한다. 4,500개의 단어를 듣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2,600개의 단어를 듣는 아이도 있고, 일부는 불과 1,300개의 단어밖에 못 듣는다고 한다. 각기 다른 가정의 세 아이가 같은 날 유치원에 가고 학교에 입학한다면, 아이들의 학교성적은 당연히 알고 있는 단어 수와 비례하여 차이가 날 것이다. 4,500개의 단어를 매일 듣는 아이와 1,300개의 단어를 듣는 아이의 차이는 무려 3,200단어. 교사가 이 차이를 1년 안에 따라잡게 해주려면 그 아이에게만 초당 10단어씩 900단어를 말해주어야 한다. 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지금 내 아이의 수준은 어떨까? 그림책은 아이가 매일 듣는 단어 수를 늘리고 질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적당한 그림책:  다양한 미술기법과 다양한 장르의 그림책
49~60개월에는 여러 가지에 관심이 많으므로 다양한 장르의 독서가 필요하다. 아이가 읽고 싶은 것을 골라주는 것도 좋지만 다양한 미술기법이나 장르의 책들을 접할 수 있도록 돕자. 아이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며 독서에 대한 의욕을 높일 수 있다. 수채화나 유화, 가는 펜으로 그린 세밀화, 판화로 표현한 그림 등 다양한 재료와 기법으로 표현된 그림책을 고루 보여주고, 장르에서도 다양한 것을 접할 수 있도록 한다. 실제 아이들은 5세가 되면 한동안은 전래 그림책에 관심을 보이다가 과학원리 그림책을 좋아하고 또 조금 지나면 추상성이 강한 높은 단계의 세계명작 그림책으로 넘어가곤 한다. 아이의 관심분야가 다양해지기 때문에 지도, 국기, 건축에도 관심을 갖는다.

과학원리 그림책을 고를 때는 실생활과 가까운 이야기를 택한다. 아이들의 실생활과 관련된 사건이나 인지 대상을 다룬 것이 좋다. 정보를 나열한 그림책보다 이야기로 서술한 그림책이 좋다. 정보를 이야기로 꾸민 그림책은 감성을 자극하며 정보를 전달해 주기 때문에 오래 기억에 남는다. 49~60개월 아이의 인지는 논리적인 이해보다 감각적인 느낌으로 더 잘 발달하기 때문이다. 과학원리 그림책을 읽을 때 책에서 다룬 사물이나 사건을 접할 기회를 주면 더 좋다.

이 시기에는 단행본도 좋지만 연령에 맞게 다양한 주제를 제시하는 전집이 활용도가 더 높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으며, 유아의 눈높이에 맞는 주제를 체계적으로 확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전집은 아이의 수준에 맞는 관심사를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어서 아이가 좋아할 또 다른 영역을 발전하기에도 좋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발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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